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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띠링!' 20초마다 돌아보며 깜짝…아찔한 자전거 출근길

머니투데이
  • 최지은 기자
  • 김온유 기자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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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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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아찔한 자전거의 세계(下)

[편집자주] 한국에서 자전거는 위험하다. 자전거 사고로 국내에서만 이틀에 1명씩 숨진다. 보행자도 마찬가지다. 어르신과 어린이를 제외하곤 자전거의 인도 주행은 불법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자전거가 인도를 내달린다.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광화문으로 자전거 출근…뒤처지면 '띠링띠링', 트럭 질주엔 '휘청'[르포]


17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앞 고산자교(동대문구)부터 광화문 인근(종로구)까지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시민들과 출근길을 함께했다. 시민들이 좁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사진= 김온유 기자
17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앞 고산자교(동대문구)부터 광화문 인근(종로구)까지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시민들과 출근길을 함께했다. 시민들이 좁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사진= 김온유 기자
"띠링 띠링 띠링!"

17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앞 고산자교(동대문구)부터 광화문 인근(종로구)까지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 수많은 시민들이 이 길을 따라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전거가 긴 줄을 이뤄 20초에 한 번씩은 뒤를 돌아봐야 했다. 잠시라도 뒤처지면 뒷사람의 자전거 경적(벨)이 울렸다. 속도가 늦어지면 곧장 들려오는 경적에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자전거 전용도로 폭은 좁았고 전날 내린 비로 도로 위에 물웅덩이까지 생겨 피해다니기가 힘들었다.

도로는 미끄러웠고 갑작스런 추위에 군데군데 서리도 보였다. 대형 트럭이 자전거 옆을 빠르게 지나가면 자전거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 사이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아 넘어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대다수의 자전거 운전자들은 헬멧을 쓰고 있지 않았다.

자전거 전용도로의 폭은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지나갈 수 없을 정도다. 인도와도 가까이 붙어있었다. 인도에는 가로수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겨 있어 보행자가 지나갈 수 없었다. 보행자들은 인도를 내려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걸었다. 전동킥보드가 주차돼 있거나 장애물이라도 있으면 자전거는 운행을 정지해야 했다.

횡단보도가 없는 경우 차량 교통 신호에 맞춰 차와 자전거가 움직였다. 그러나 교통 신호가 빨간불이 된 상황에서도 지나가는 차량들 때문에 중간중간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17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앞 고산자교(동대문구)부터 광화문 인근(종로구)까지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차도 사이로 그려져 있다. 교통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시민들이 차를 피해 자전거를 운행했다./사진=김온유 기자
17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용두역 앞 고산자교(동대문구)부터 광화문 인근(종로구)까지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차도 사이로 그려져 있다. 교통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시민들이 차를 피해 자전거를 운행했다./사진=김온유 기자
매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중구까지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씨(26)는 "서울 강동구나 청계천 쪽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돼 있는데 홍대 쪽은 도로 가장자리에 위험하게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련돼 있다"며 "차량과 붙어서 운행해야 하는데 너무 위험하고 인도로 가기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들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제대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유진씨(27)는 "비켜달라고 자전거 경적을 울려도 요즘은 노이즈 캔슬링(외부소음 제거) 기능을 켠 채 이어폰을 사용하는 보행자들이 많아 경적을 못 듣는다"고 했다. 이어 "경기 고양시나 인천 송도 같은 신도시에 가보면 좁은 공간이더라도 차도 옆에 안전하게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며 "서울에서 이런 도로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서울처럼 자전거 전용도로가 중간에 끊기면 자전거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밝혔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이용자뿐 아니라 차량 운전자에게도 위험하다. 주로 야간에 택시를 운행한다는 택시 기사 안모씨(50)는 "운행 중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혹시나 넘어져서 내 차량과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때가 있다"며 "특히 야간에는 인도 주변으로 술 취한 사람들도 많고 자전거도 잘 보이지 않아 웬만하면 3차로 대신 1차로로 다닌다"고 말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놨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터널에 마련된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차도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분하기 위해 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5~7m 정도 펜스가 끊어진 곳도 있었다. 자전거 전용도로 안쪽으로 휘어진 펜스도 여럿 보였다./사진=최지은 기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놨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터널에 마련된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차도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분하기 위해 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5~7m 정도 펜스가 끊어진 곳도 있었다. 자전거 전용도로 안쪽으로 휘어진 펜스도 여럿 보였다./사진=최지은 기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놨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 마포구 월드컵터널 내 자전거 전용도로는 차도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분하기 위해 설치된 펜스 5~7m 정도가 끊어져 있었다. 자전거 전용도로 안쪽으로 휘어진 펜스도 여럿 보였다.

월드컵터널은 원래 4차선 도로였지만 한 차로를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개편했다. 이에 따라 출·퇴근길 차량 정체가 심해지며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백모씨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 취지는 이해하지만 차선이 줄어들면서 출·퇴근길 차량 정체가 심각하다"며 "월드컵터널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만들어 놓고 쓰지도 못하고 방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자전거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사고는 1만2564건 발생했고 190명이 숨졌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터널은 원래 4차선 도로였지만 한 차로를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개편했다. 이로 인해 출·퇴근길 차량 정체가 심해지는 문제가 생겼다. 지난 13일 밤 11시쯤 월드컵터널에 차량들이 멈춰서있다./사진=최지은 기자
서울 마포구 월드컵터널은 원래 4차선 도로였지만 한 차로를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개편했다. 이로 인해 출·퇴근길 차량 정체가 심해지는 문제가 생겼다. 지난 13일 밤 11시쯤 월드컵터널에 차량들이 멈춰서있다./사진=최지은 기자




"보행자보다 자전거가 우선"...이 나라가 '자전거 천국'인 이유




네덜란드의 한 거리 모습. /사진=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네덜란드의 한 거리 모습. /사진=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후변화 위기 대응 등으로 자전거 보급률이 늘면서 관련 안전 정책의 필요성도 커졌다.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를 비롯해 이웃 국가 일본 등의 정책을 참고해 구체적인 안전 규정을 마련하고 관련 예산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일찍이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간주하고 관련 규정을 세부적으로 세워 엄격히 적용했다. 자전거 전용도로 및 신호도 마련했다. 또 어릴 때부터 자전거 수신호 등 안전교육을 받게 해 관련 교통법규를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사진=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최근에는 공유자전거, 전기자전거 관련 맞춤형 안전 규칙 마련 및 관련 공공시설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자전거 천국'으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도로 교통수단 관리부처인 인프라수자원부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 혜택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자전거 통근 장려, 빈곤가정 자전거 제공, 공공 자전거 시설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난해 5000만유로(약 705억6300만원)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 네덜란드, 자전거 수만 전체 인구의 1.3배…8세부터 안전교육

/영상=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영상=네덜란드 자전거 전문가 협회 '네덜란드 자전거 대사관'(Dutch Cycling Embassy) 엑스(옛 트위터)
네덜란드의 전체 자전거 보유 대수는 국가 전체 인구(약 1762만명)보다 1.3배 많은 2280만대다. 수도 암스테르담 도로 어디에서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출퇴근, 아이들의 등교, 반려견 산책 등 단거리 이동에 쓰이는데, 자전거는 시내에서 대중교통과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교통수단의 지위에 올라 있다. 교통 법규상 우선순위에서도 보행자 위에 자전거가 있다.

네덜란드는 8세부터 팔을 이용한 자전거 수신호 등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교통 규정은 자동차와 비슷하다. 자전거 교통신호 준수, 전조등(흰색 또는 노란색)·후미등(빨간색)·벨 부착, 주행 시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금지 등이다. 자전거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적발될 경우 95유로(13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단 거치대를 이용한 GPS 등의 사용은 가능하다.

네덜란드에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전거 전용도로도 있다. 주행 방향 기준 자동차 도로의 오른쪽이다.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자전거 도로 대신 인도가 있는 한국과 달리 네덜란드는 자전거 도로가 있다.

■ '면허증' 없앤 獨·英, 도로 주행 연령 제한하고 정부 교육 강화

독일도 네덜란드에 버금갈 정도로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나라다. 독일 생활정보업체 '리브인저머니'(Live in Germany)에 따르면 독일의 자전거 보유 규모는 8100만대로, 국가 전체 인구(약 8330만명) 수에 맞먹는다. 리브인저머니는 "독일에서는 교통체증을 피하고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주로 식료품을 사고 사무실, 학교 등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다"고 전했다.

독일 내 자전거 주차장 모습 /사진=엑스(옛 트위터)
독일 내 자전거 주차장 모습 /사진=엑스(옛 트위터)
안전 규정은 네덜란드와 대부분 비슷하나 탑승 인원 규정은 다르다. 네덜란드는 8세 미만 어린이와의 동승이 가능하다. 그러나 독일은 2인용 자전거를 제외한 일반 자전거에는 한 대에 한 사람만 탈 수 있다. 아이를 태우기 위해선 특수 유아용 시트를 사용하거나 어린이용 안전벨트가 내장된 화물용 자전거를 타야 한다.

독일은 영국과 함께 자전거 면허증 제도를 도입한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는 자전거 면허가 필요 없다. 대신 자전거 도로 주행이 가능한 연령을 10세 이상으로 제한한다. 영국도 자전거 면허증 제도를 없애는 대신 어린이·청소년·성인 모두를 위한 '자전거교육(bikeability)'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 '도로교통법 개정' 日, 유럽보다 강력한 규정 도입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이 자전거 관련 교통법규를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유럽 국가와 달리 자전거는 자동차 도로와 인도 왼쪽에서만 주행이 가능하다. 13세 미만, 70세 이상 또는 장애인의 경우 보도에서의 자전거 주행이 가능하나 일반 청소년과 성인은 반드시 주행이 허용된 도로에서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일본 정부는 지난 2013년 자전거 안전사고가 급증했다며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관련 법규를 위반한 자전거 운전자에게 최대 30일의 징역형 또는 2만엔(약 17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전거 한 대에 2명 이상이 타는 것도 불법이다. 6세 미만 어린이는 별도의 시트가 있는 경우 부모와 동반 탑승이 가능하다.

헬멧은 성인은 쓰지 않아도 되지만, 13세 미만은 착용해야 한다. 또 비가 올 때 우산을 들고 자전거 타는 것도 금지한다. 자전거 등록도 의무화했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판매상점에서, 온라인 및 중고 거래를 한 경우 경찰서에서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비용은 500엔(4300원)이다. 단 이는 자전거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도난 사고를 막으려는 목적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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