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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가계부채 관리 첫걸음은? 시장 공포감 없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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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1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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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가가 매매가의 70% 수준입니다. 30%만 있으면 그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014년 7월 내놓은 발언이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크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정부는 50~60%였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70%로 높이고, DTI(총부채상환비율)도 60%(이전 서울 50%, 인천-경기 60%)로 높이는 규제 완화책을 펼쳤다.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제도 침체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을 통해 경기를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시장은 이를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로 받아 들였다. 이내 막대한 대출 자금이 시장에 풀리자 부동산 시장은 확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집값이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급등하자 대출을 통해 집을 마련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번 집값이 급등하자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하자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에 돈을 더 풀면서 급등한 부동산 시장을 더 띄우는 실책을 범하기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2012년 말 1342조원에 그쳤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1800조원을 넘어섰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작년 말 108.1%로 조사 대상 주요 26개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높아졌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3000억원 늘어났다. 10월 증가폭은 지난 9월(2조4000억원)의 2.2배에 달한다. 가계대출 증가분은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부채는 경제 전반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빚이 많으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경기 침체를 야기한다. 한은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초과할 경우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을 저해한다고 진단했다.

정부도 경제 활력이 현저히 떨어지자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스트레스 DSR 도입을 검토하는 등 가계 부채를 죄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배경이다.

사람들이 과도하게 가계 부채를 늘리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급등하는 집값이다. 집값이 계속 급등할 것이란 불안감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집값은 지난 2014년 이후 지난 2021년 하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만 보여왔다.

최근 집값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불안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8~9년간 집값이 오르는 것에만 익숙해지다보니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결국 집값이 더 올라, 범접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끌을 해서라도 주택을 매입하라고 부추기는 요인이다.

공포감이 자리 잡은 이상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어떠한 처방도 백약이 무효다. 정부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치는 집값은 계속 급등할 것이란 신화를 깨는 것이다. 집값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만 급증하는 가계 부채 증가세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집값은 물가상승률만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게 맞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치솟은 부동산은 급증한 가계부채와 같이 경제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제라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용인하는 등 시장을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돈이 부동산이 아닌 기업 등 필요한 곳으로 풀려나가면서 경제도 선순환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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