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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위에 전기장판"…화재 비극, 침실서 가장 많은 이유

머니투데이
  •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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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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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주방 많지만 사망자·부상자는 침실이 많아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삽시간에 불 휩싸일수도
美, 英은 난연 매트리스만 판매...국내는 아직 관련 규정 없어

"'불쏘시개' 위에 전기장판"…화재 비극, 침실서 가장 많은 이유
가정에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 침실 관리에 보다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온열기구 때문에 불이 날 가능성이 상존하는데 불이 매트리스로 옮겨붙을 위험까지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난연 매트리스'만 판매되도록 법을 만들었지만 한국은 이런 규제가 없어 화재 위험을 키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집에서 불이 가장 잘 나는 곳은 주방이다. 소방청이 발표한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 중 집에서 발생한 8497건 중 주방이 3927건(4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침실 1188건(13.8%), 거실 1018건(11.8%), 화장실 678건(7.9%) 순이었다. 불은 주방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피해는 침실에서 난 화재가 더 컸다. 화재 사망자는 침실(85명), 거실(43명), 주방(25명) 순이었고 부상자도 침실(257명), 주방(252명), 거실(153명) 순이었다.

김형두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주방기기는 대부분 화재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고 주변에 수도시설이 있어 초기 진화가 가능하다"며 "침실은 불에 타는 가연재가 많은데다 침대, 침구 등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때문에 사망자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0년 넘게 건축물 소방안전 연구를 한 인물이다. 지방 교육청의 건설시공 평가위원, 소방본부 외부 평가위원 등을 지냈다. 고층건물 소방안전 관리와 건축 규제 전문가로 꼽힌다.

침실 화재는 전기장판 같은 온열기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매트리스는 면적이 넓고 불에 붙기 쉬워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화염이 실내 전체를 순식간에 휩싸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도 매트리스에 불이 붙었을 때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김 교수는 "매트리스는 차지하는 면적도 넓고, 푹신함을 위해 공기층이 들어가기 때문에 불길을 확산시키는 속도가 빠르다"며 "겨울철은 열 흡수율과 인화성이 높은 온열기구를 매트리스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매트리스에 불이 붙을 위험이 특히 크다"고 말했다.

침실은 밀폐된 공간이라 소방대가 진입할 때 갑작스러운 산소 공급으로 불길이 폭발하는 백 드래프트(Back Draft) 현상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아파트가 많아 불을 빨리 잡지 못하면 불과 유독가스가 환풍구 등으로 이동하는 연돌 효과(Stack effect)가 일어나는데 최근 늘어난 초고층 아파트는 접근도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불의 확산 속도를 늦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난연 매트리스에 관한 법이나 규제가 느슨하다. 난연 매트리스 출시는 순전히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같은 OECD 국가들은 난연 매트리스만 판매하도록 법제화를 했다. 미국은 매트리스 난연 규정, 영국은 가정용 가구류 방염규정이 만들어진 후 가정 내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줄었다.

한국은 2021년 건축법이 개정돼 건물 외부 자재는 불연 소재가 많이 쓰이지만 매트리스와 같은 침실 가구는 난연 규정에 강제성이 없다. 국내에서는 시몬스 침대가 유일하게 2018년부터 가정용 매트리스 전제품을 화재안전 국제표준규격과 국내 표준시험 방법으로 시험해 미국 기준에 만족하는 난연 매트리스를 출시하고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매트리스 상판뿐 아니라 봉합실과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아랫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난연이다.

김 교수는 "아직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제품에 난연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 화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제품을 구매할 때 난연 기능을 갖췄는지 화재 안전성을 보장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두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김형두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는 모습./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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