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 감지한 '첼로스퀘어'…"물류대란 피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이 20일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열린 '첼로스퀘어 미디어데이'에서 공급망 리스크 대응을 위한 디지털 전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SDS

"디지털화한 체계로 공급망 리스크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물류에 대한 전체 가시성을 확보한다면 화물이 완전히 멈출 때보다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구일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 (159,000원 ▲2,100 +1.34%))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20일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열린 자사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물류 리스크 최소화 방안과 실제 활용사례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에서 고조되고 있는 공급망 불안에 AI 물류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 물류사태 등 지정학적 갈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추세다.

삼성SDS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생성형 AI를 이용해 매일 6만건 이상 수집한 세계뉴스에서 항만파업·자연재해 등 위험요소를 자동 추출하는 방식으로 대응방안 수립에 걸리던 시간을 기존 하루에서 2시간으로 단축했다. AI는 최신뉴스와 과거 물류 리스크 사례 2만여건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위험도를 판단, 물동 영향을 자동으로 산정해 위기대응 인력에게 제공한다.

이 같은 시스템은 지난 4월 발생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에서 효과를 냈다. 삼성SDS는 당시 충돌을 즉시 감지해, 이스라엘로 향하던 화물에 영향이 있음을 화주에게 알린 뒤 확전에 대비해 오만·UAE(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 항구를 활용하는 등의 대체 운송방안을 제시해 운송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화물선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미사일에 피격되자 피해상황 파악에 자사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했다.


김성곤 삼성SDS 첼로스퀘어 운영팀장(상무)은 "캐나다 철도는 파업 가능성이 있고, 브라질 항만은 현재 홍수로 폐쇄돼 화물 발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물류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생각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생성형 AI를 물류업무 자동화에도 대거 활용, 시간·비용·환경 등 물류 전체에 대한 가시성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과거 첼로스퀘어로 물류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시스템에서 일일이 메뉴를 클릭해 정보를 파악해야 했지만, 생성형 AI 도입 이후론 대화창에서 간단한 질문으로 견적을 조회하거나 컨테이너 필요량을 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첼로스퀘어는 △화물의 위치 △선박의 지연 △항구의 혼잡도 △컨테이너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SDS는 "과거 데이터 분석으로 선박의 예상 이동시간과 항만 체류시간 등을 계산해 더욱 정확한 도착예정시간을 제공한다"며 "항구정박료 발생이나 선박억류와 같은 이상상황, 해상·항공 운임 등도 예측해 미래비용에 대한 가시성까지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 부사장은 "올 초 첼로스퀘어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목표에 변동이 없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큰 변화에도 중단없이 지속가능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화형 프롬프트로 데이터를 자동 추출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올 하반기까지 테스트할 것"이라며 "올해 말쯤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추후 고객서비스까지 연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편 삼성SDS는 이날 '첼로스퀘어 콘퍼런스 2024'를 열어 화주와 이커머스 판매자, 파트너사 등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글로벌 정세의 변화와 시장 트렌드, 공급망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해법 등을 공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