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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비엔나 황색등과 시멘트 대체재

머니투데이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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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3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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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건설부동산부 지영호 기자수첩용 사진 /사진=지영호
오스트리아 비엔나 도심. 황색등을 활용해 우회전 차량에도 정지예고신호를 주는 것이 이채롭다./사진=지영호 기자
교차로 황색신호 진입시 신호위반이라는 대법원 결정을 두고 반대 여론이 거세다. 교차로 진입 직전에라도 황색신호로 바뀌면 급제동을 하란 의미인데 오히려 사고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국제교통규범인 '비엔나 협약'이 세간에 오르내리기까지 했다.

마침 얼마전 오스트리아 비엔나(빈)를 방문할 일이 있어 도로체계를 주의깊게 봤다. 한국과 달리 황색신호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우회전 차량에까지 신호가 바뀌기 전 황색신호로 경고를 주기도 하고 출발 준비를 알리기도 했다. 황색신호 전 녹색신호를 4회 점멸해 신호변경을 예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설령 황색신호 때 그레이존(교차로 진입 전 정지할 수 없는 구간)에 진입한 차량은 통행에 방해없이 교차로를 통과하면 경찰의 제지를 받지 않았다. 비엔나 협약은 이처럼 황색신호에 합리적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비엔나는 지하철 뿐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 버스를 비롯해 전기버스, 트램, 자전거까지 온갖 교통수단이 혼재해있는 도시다. 환경오염을 이유로 내연기관 차량을 멀리하다보니 전기를 활용한 교통수단이 많다. 이들에게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도로 위 4~5m 정도에는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철로 위를 달리는 트램은 펜스같은 보호장치도 마련돼있지 않은채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닌다. 교차로에선 철로 위로 차량이 통과하고 수시로 오가는 트램 철로를 보행자가 꺼리낌없이 건너다닌다.

외부인이 보기에 보행자 안전이 결여된 트램 운영과 적재높이로 인한 감전 우려, 전용도로 침범 등 아찔한 요소가 산재해 있지만 이곳에 머문 3일간 가벼운 접촉사고조차 목격할 수 없었다. 오스트리아는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가 한국(1명)의 절반인 0.5명에 불과하다. 여러 교통수단이 혼재하면서도 안전사고가 드문 이유는 도로이용자 모두 교통법규에 엄격하면서도 교통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까닭으로 보인다.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이 트램이 주차 차량과 사람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주행하고 있다.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이 트램이 주차 차량과 사람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주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시멘트산업도 교통체계와 비슷하다. 시멘트를 생산할 때 주원료인 석회석의 대체재의 종류를 다양하게 보장하는 것이 그 예다. 대신 폐기물을 소각하는 것은 유럽 평균보다 엄격하다. 버려지는 것 보다 재활용에 중점을 두는 정책이다. 이곳 시멘트기업들이 여러 산업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가지고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대신 정부는 시멘트 강도를 충분히 내지 않거나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정보는 모든 사람에게 공유한다. 오스트리아 환경부 관계자가 자원재활용과 관련해 "공장 운영자 뿐 아니라 대중까지 '뭘 하면 되고, 뭘 하면 안되는지 알고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환경정책이 위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합리적 판단을 요구하는 황색신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석회석 대체재로 철강산업 부산물인 슬래그 등 4종 중 2종만 섞어쓸 수 있는데 반해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 국가는 폐콘크리트 등 10종을 제한없이 쓸 수 있다. 석회석 대체재를 '쓰레기'로 치부하는 한국의 일부 시민단체와 이런 눈치를 살피는 당국은 혹시 그레이존에서 황색등이 켜지면 반드시 급제동을 해야 한다며 원칙만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때다.
건설부동산부 지영호 기자수첩용 사진 /사진=지영호
건설부동산부 지영호 기자수첩용 사진 /사진=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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