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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잠긴 대부업 빗장…"이자율 869%" 떠안겠다는 서민들, 왜

머니투데이
  • 권화순 기자
  • 이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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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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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50만 대부업 이용자, 어디로 갔나①최고금리 인하 6년, 신용대출 문닫은 대부업체

[편집자주] 대부업은 한때 수백% 고금리를 받고 불법추심하면서 서민 등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서민의 급전창구 역할을 해온 엄연한 제도권 금융회사다. 하지만 한때 500만명 넘던 이용자는 최고금리 인하 이후 지난해 8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담보가 없으면 대부업 대출도 못 받는다. 대부업은 폐업위기에 몰렸고 150만명 저신용자는 갈 곳이 사라졌다.

법정 최고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대부업 대출잔액 및 이용자 수 추이/그래픽=윤선정
법정 최고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법정 최고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150만원 구해요. 2주안에 200만원 상환하겠습니다."(연 이자율 869%)
"30만원 빌려 주시면 2주안에 35만원 갚겠습니다."(연 이자율 434%)

전국 수 백여곳의 대부업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한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는 법정 최고금리 20%를 200배 초과하는 대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불법 사금융업체가 강요한 '살인적 이자율'이 아니다. 1~2주 안에 30만~200만원의 소액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글이다. 단기간에 갚으면 이자가 5만원으로 적어보이지만 연 환산 이자율은 400%가 넘는 '불법'이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갈 곳이 사라졌다. 2018년 이후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자 '생사기로'에 놓은 대부업체들이 신용대출 빗장을 일제히 걸어 잠근 여파다. 6년간 약 150만명 대부업 이용자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시행한 소액생계비대출로 약 18만명이 흡수됐지만 대부분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조5921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 17조4470억원 대비 3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대부업 이용자는 236만명에서 84만명으로 152만명 급감했다.

대부업 대출 잔액과 이용자가 지난 6년 동안 큰 폭으로 쪼그라든 이유는 이 기간 두 차례에 걸쳐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법정 최고금리는 연 27.9%에서 2018년 24%로, 2021년 20%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대부업 신용대출 잔액은 반토막 났다. 2018년 12조7334억원에서 2023년 상반기 6조171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하는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업체들은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신용대출은 사실상 중단하고 아파트 후순위나 자동차,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은 늘려왔다. 그 결과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6년간 73%에서 41%로 대폭 축소됐다.

대부업은 원래 신용점수 하위 10%의 저신용자 급전창구로 통했다. 1금융권인 은행은 물론이고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취약계층이 마지막 찾는 제도권 금융이다. 하지만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체조차 '본업'인 신용대출을 못하고 있다. 담보대출로 영업 모델이 빠르게 바뀌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한 이후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대부업체에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아파트 후순위 담보 대출이 늘었다"며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고신용자가 대부업체 최선호 고객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업체 평균 대출금리는 13.7% 수준으로 최고금리보다 6.3%P(포인트) 낮다. 최고금리 규제의 긍정적인 효과라기 보단 중신용자 이상을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을 한 결과다.

대부업체 조달금리는 약 7~9%로 본다. 돈 떼일 위험인 대손비용은 약 10% 수준. 여기에 중개 수수료 비용과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최종 원가는 최고금리인 20%를 훌쩍 넘는다. 최고금리 규제로 대출금리를 20% 넘게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손비용이 작은 담보대출을 선택한 것이다.

한 대형 대부업체 대표는 "이제는 대부업체에 가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걸 알기 때문에 예전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는다"며 "대부업 이용자 150만명이 줄어든 건 경제가 좋아서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 위주로만 해야 하니까, 결국 저신용자는 대부업권을 떠나 사금융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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