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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대부업자가 '연 1000%' 폭리…"대부업 성장? 스스로 변해야"

머니투데이
  • 권화순 기자
  • 이창섭 기자
  • 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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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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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50만 대부업 이용자, 어디로 갔나(下)

[편집자주] 대부업은 한때 수백% 고금리를 받고 불법추심하면서 서민 등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서민의 급전창구 역할을 해온 엄연한 제도권 금융회사다. 하지만 한때 500만명 넘던 이용자는 최고금리 인하 이후 지난해 8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담보가 없으면 대부업 대출도 못 받는다. 대부업은 폐업위기에 몰렸고 150만명 저신용자는 갈 곳이 사라졌다.



57만원 대출받으려 18만명 줄섰다..한국판 '페이데이론' 왜 안되나


④200만원 이하는 법정최고 27.9% 적용 왜 안되나
미국 주별 페이데이론 기준/그래픽=김현정
미국 주별 페이데이론 기준/그래픽=김현정
서민 이자부담을 낮추려한 최고금리 규제가 되레 저신용자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고 있는 만큼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국의 '페이데이론'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 한 달 이내 등 단기에 소액으로 대출하는 경우 법정금리를 초과하는 이자를 허용하자는 주장이다.

예컨대 최저임금 206만원을 밑도는 소액 신용대출에 법상 최고 이자율 27.9%를 허용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금리는 시행령이 정한 20%를 적용하고 있으나 법령상으로는 27.9%다. 법 개정 없이도 정부 판단에 따라 '페이데이론' 도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부터 최대 100만원 한도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운용 중이다. 고금리, 고물가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신용등급 하위 20% 저신용자에게 최고 연 15.9%의 금리를 적용한다. 최고금리 인하 이후 저축은행 뿐 아니라 대부업체까지 대출이 막히자 정부가 소액생계비대출을 고안해 낸 것. '오픈런'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말까지 약 18만명의 저신용자(22만건)가 대출을 받아갔다. 총 대출액은 1403억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7만원으로 한도 1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소액의 급전 수요가 작지 않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1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밀물처럼 쏟아지는 저신용자 급전 수요를 따라가기 역부족이다.

소액생계비대출 이용현황/그래픽=김지영
소액생계비대출 이용현황/그래픽=김지영
전국 700여곳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한 대형 대출 플랫폼에는 30일 이내에 1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을 신청하는 게시글이 쇄도한다. 급전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최고금리 20% 이상의 이자도 감내하겠다며 대부업체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글을 올리는 실정이다. 급전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최고금리 규제의 '역설'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입법조사처와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은 금리연동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최고금리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최고금리 연동제를 적용하거나 대출금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최고금리 66%를 첫 도입한 이후 단 한번도 기준을 상향한 적이 없는 우리나라에선 금리연동제 도입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대안으로 소액 생계비가 필요한 저신용자에 한해 미국의 '페이데이론'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급여를 1~2주 단위로 지급하기 때문에 급여일에 맞춰 급여 이하의 대출을 내주면서 일정 금리를 적용한다. 주 별로 페이데이론 최고금리 기준이 천차만별이지만 30일 이내·500달러 이하 대출에 연 36%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별로 연환산 이율이 1000%를 넘기도 한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월 206만원인 만큼 200만원 이하의 대출에 연 20% 이상의 금리를 허용하는 현실적인 주장이 나온다. 특히 대부업 시행령 최고금리는 20%지만 대부업 법령상으론 27.9%인 만큼 법령의 최고한도를 적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200만원을 대출로 받았다면 연 이자액은 종전 41만2000원에서 57만4000원으로 16만원 늘 수 있다. 월 1만원 수준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대출자에게 큰 부담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 기준으로만 최고금리를 올려도 불법 사금융을 찾는 저신용자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대부업이 왜 민생침해 인가요?"...'이중적인' 금융당국 시선


⑤대부업팀을 민생침해 부서에 넣은 금감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금융감독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나가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8일 금융감독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직원들이 건물을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민생침해대응총괄국 아래 대부업 감독과 검사팀이 소속돼 있다. 금융당국 조차 대부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게 아니라 온갖 불법, 민생침해를 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다."(A 대부업체 대표)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에도 대부업체를 바라보는 정부 혹은 금융당국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불법 사금융의 양성화가 대부업법 제정의 취지였다. 1금융인 은행과 2금융인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상호금융과 구분되는 대부업은 신용점수 하위 10%의 저신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이다. 하지만 산업을 키우기 보다 단속과 관리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금감원이 올초 조직개편을 하면서 대부업 감독·검사팀을 민생침해대응총괄국에 넣은 것이 단적인 예다. 부서에는 민생침해대응팀과 불법사금융대응팀도 소속돼 있다. 금감원은 한 때 대부업 검사실을 별도의 부서로 운영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민생침해' 부서에 몰아 넣고 산업의 본질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민생금융 부문을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부서 명칭이 바뀌었을뿐 팀 편재 등은 종전과 동일하며, 대부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라는 감독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부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고 '미등록 대부업자'의 공식 명칭을 '불법 사금융업자'로 바꾸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다. 대부업자는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등록 대부업자'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치 않아서다. 무관심 속에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불법 사금융에 관심이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 처단'을 주문하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르면 다음달쯤 대부업법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개정안의 초점은 '불법 사금융 대응'에 있다. 최고금리 규제로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근본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다.

정부 부처 합동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불법 사금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신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2금융권-대부업 등 3단계 금융 생태계 측면에서 대부업에 대한 육성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은 저신용 차주가 이용하는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금융당국은 대부업의 서민자금 공급 역할 수행을 적극 지원하고, 등록 대부업자 이용을 유도하여 불법 사금융 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리스크 크고 시선도 부담'"…대부업에 돈 빌려주기 주저하는 은행들


우수 대부업체 연간 은행권 신규 차입금/그래픽=김지영
우수 대부업체 연간 은행권 신규 차입금/그래픽=김지영
대부업체들이 은행에서 빌려오는 차입금이 매년 줄고 있다.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대부업계의 은행 자금 차입을 허용했지만 제도가 무색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우수 대부업체가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신규 차입금은 1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445억원)보다 9.7% 줄었다. 금융당국이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도입한 2021년 9월부터 그해 말까지 3개월여만에 1740억원을 조달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우수 대부업자 제도는 금융위가 선정한 대부업체가 은행에서 자금 조달(차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제도다. 저신용자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됐다. 고금리로 조달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부업체가 시중은행 자금을 빌려와 안정적으로 저신용자에게 자금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같은 취지와 달리 우수대부업 제도의 실적은 날로 줄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은행권에서 조달하는 자금은 전체 자금의 약 5% 수준에 그친다. 대부업권에서는 은행들이 대부업체에 대출을 해주기를 꺼리고 있다는 주장한다.

대부업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대부업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다 대부업권이 가진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특히 은행은 상생을 말하지만 개별 지점은 실적을 고려해 영리성을 먼저 따진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6~7%대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저축은행에서 조달하는 금리 8% 대비 획기적으로 낮은 것도 아니라는게 대부업권의 설명이다.

대부업권은 우수대부업자 제도가 좀더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부업체 대표 A씨는 "은행권에서 자금을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으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2월부터 KB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우수대부업체 전용 대출 상품을 운용 중이다. 1000억원 한도로 출시됐으며 금리는 4~5%로 대부업체 평균 조달금리보다(7~8%) 3%P 가량 낮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대부금융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우수대부업체 자금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두 곳 은행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은행권에서는 대부업체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리스크가 너무 커 산정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기업대출 담당자는 "신청이 들어오면 일반 법인 평가 절차와 동일하게 한도와 금리를 책정한다"라며 "대부업체 금리가 7~8%로 잡히는 것은 신용등급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이 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대부업체에 지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은행권은 일제히 어렵다는 반응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막판에 국민은행이 상생 차원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자처했지만 아직 약 10% 가량만 집행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에 부정적인 여론도 은행권이 대부업체 대출을 확대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친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업이 가진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어떤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고 다른 기업대출과 동일하게 심사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우수대부업자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서민금융지원' 실적에 대부업체 대출 규모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리스크를 뛰어넘는 큰 인센티브가 있어야 은행들도 적극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불법추심·폭리, 일부 대부업 여전… "스스로 변해야 이미지 달라져"


⑦-"영세·개인 대부업자, 준법의식 취약해"

등록 대부업자 현황 및 영세·개인 업체 수/그래픽=김지영
등록 대부업자 현황 및 영세·개인 업체 수/그래픽=김지영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20년이 넘었지만 대부업 산업의 성장과 이미지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채무자 보호가 점점 강조되는 추세에서 대부업계 스스로도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세한 대부업체 등에서는 여전히 과도한 금리 책정이나 불법 추심 등이 존재해서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달 중 대부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점검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횡령, 배임 등 대부업체 내부통제 관련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대부업계가 고쳐야 할 지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규모가 영세한 업체, 혹은 일부 중형사에서도 횡령이나 배임 등 일탈이 여전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추심행위나 과도한 금리 책정도 과거에 비해선 많이 없어졌을 뿐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도 개인 대부업자 2명이 연 1000%가 넘는 폭리를 챙긴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등록 대부업체 수가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하면 8700여개에 달한다"며 "영세한 곳이 워낙 많고, 종사자 준법의식이 매우 취약하다 보니 불법 추심이나 내부 횡령 등이 여전히 발생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산 100억원 미만의 법인 대부업체는 2447개다. 개인 대부업자 수는 6041개에 달한다. 등록 업체 수가 너무 많아 감독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으로선 서민 급전 창구 역할을 하는 대부업의 허가 문턱을 높이기도 어렵다.

대부업계는 건실한 대형사에선 불법행위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산 규모 1000억원이 넘는 대부업체의 한 대표는 "업계에서 우수하다고 하는 업체에선 고의로 채무자를 골탕 먹이는 등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대부업 경영 환경의 악화를 이해한다면서도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최고금리가 높았을 땐 대부업이 영업을 정말 잘했는지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업계가 자발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면 대부업의 부정적 인식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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