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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서울인데…"한 반 10명" 폐교 위기 vs "학생 넘쳐" 콩나물 교실

머니투데이
  • 유효송 기자
  • 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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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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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과소·과대 학교 딜레마(下)

[편집자주] 기록적인 저출생에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서울 시내에도 전교생이 240명 미만인 과소 학교가 늘고 있다. 수천 세대 이상의 대형 재개발에도 학생이 없어 새 학교를 설립하지 못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학군 등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부작용이 드러나는 과대 학교가 나오고 있다. 과소 학교와 과대 학교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짚어보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봤다.



"좋은 학교 보내자" 집값 비싸도 몰리더니…이 동네 절반이 '과밀학교'


-과대 학교의 그림자

강남서초 과밀학교 현황(국공사립 포함)/그래픽=이지혜
강남서초 과밀학교 현황(국공사립 포함)/그래픽=이지혜
#서울시 성동구에서 6세 자녀를 키우는 A씨는 내년에 '대전족(대치동 전세족)'이 돼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이 교육을 위해 이른바 '학군지'라 불리는 곳에 있는 학교에 입성하기 위해서다. A씨는 "주변 초등학교는 언덕길이 많고 학원 등 교육 여건이 마땅치 않다"면사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강남구 쪽으로 이사를 가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는 늘고 있지만, 소위 좋은 학교와 학원이 밀집된 '학군지'로 학부모 선호도가 높거나 재건축·재개발 지역 등에는 아이들이 몰리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출산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교육과 통학 환경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진 탓이다. 과밀학급은 전교생 수를 기준으로 하는 과대학교(초등학교 1500명, 중·고교 1200명 초과)와 차이가 있지만, 과밀학급이 모여 과대학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 서울시 전체 과밀학교 18%..강남·서초는 50%

15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입수한 '2024년 서울 학교급별, 자치구별 학교 현황'에 따르면 '과밀' 초·중·고 학교(국공사립 포함)는 238곳으로 전체의 18.0%에 달한다. 과밀학교는 학년별 급당인원이 28명 이상인 학급(과밀학급)이 있는 학교를 뜻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는 전체 초·중·고 80곳 중 40곳이, 서초구는 51곳 중 24곳이 과밀학교다. 서울시 전체 평균을 훌쩍 넘는 약 50%가 과밀학교인 셈이다. 학군지로 유명한 양천구와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강동구도 각각 초·중·고 64곳, 62곳 중 20곳이 과밀학교다. 비율로는 약 31%로 역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다.

학교급이 높아지면서 과밀 문제는 심각해진다. 초등학교의 과밀학교 비율은 10.7%, 중학교는 18.2%, 고등학교는 32.1%다. 의무교육을 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학교 수가 609곳으로 많지만, 중학교는 390곳, 고등학교는 318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신이 중요한 현재 입시 체계에서 고등학생의 전교생 숫자는 곧 1등급을 확보할 수 있는 등수로 직결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으로 근거리에 배정되는데다 저학년의 경우 학부모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느냐를 따지지만 중·고교부터는 본격 대입을 준비하며 전입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강남·서초구 안에서도 대치·반포동 등 특정 지역이 과밀학급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저출산 여파로 올해 서울시 전체 중학교 신입생은 전년 대비 1300여 명 줄었지만, 강남·서초는 유일하게 130명(1.36%) 증가했다. 강남·서초는 초등학교부터 과밀학교 비율이 33%에 달하는데, 중·고교는 56~67%까지 올라간다. 교육부는 학생을 학급당 26명씩 배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부득이하게 강남·서초에 최대 34명으로 설정한 상태다. 지난해 전국 평균 학급당 인원수는 초등학교 20.7명, 중학교 24.6명, 일반 고등학교 24.1명이다.

과밀학교 교원 업무 과중..조리사도 구하기 어려워

서울시 전체 과밀학교 현황(국공사립 포함)/그래픽=이지혜
서울시 전체 과밀학교 현황(국공사립 포함)/그래픽=이지혜

과밀학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된다는 것이다. 생활기록부 등 관리해야 할 일이 늘어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많다고 해서 교사가 보수를 더 받거나 높은 평가를 받진 않기 때문에 과밀학교는 기피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덜컥 초임교사가 부임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밀학교는 공간에 비해 전교생 수가 너무 많은 과대 학교의 문제점과도 이어진다. 유휴 공간이 없기 때문에 특별실이나 추가 활동을 위한 여건이 녹록지 않아 학생들의 교육의 질이 반감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올 2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늘봄학교가 전면 실시되는데 공간 부족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올 1학기 시범 운영기간에도 강남·서초에서 늘봄학교를 자발적으로 신청한 학교는 1곳에 그쳤다.

최근 전교생이 1000명이 넘는 서초구의 B중학교에서는 단 2명뿐인 급식 준비 조리실무사가 적절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부실급식'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학군지의 경우 학생 수가 많아 노동 강도는 높은데 월급은 타학교와 차이가 없어 조리실무사들이 연이어 퇴사하고 있어서다. 재학생이 1000명 이상일 경우 조리실무사가 최소 6명이 필요하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정 기준을 더 넓히고, 통합학교 등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원정책전문대학 교수는 "혁신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는 배정 기준을 좀 더 완화해 해당 지역이 아니어도 올 수 있게끔 도와주는 방식들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이미 설치된 130개 통합운영교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통합운영교는 대부분 농어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도시에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초교 4곳, 전교생 100명도 안 돼" 통폐합도 어렵다…왜


-과소 학교의 그늘

서울시 소규모 초등학교 현황/그래픽=이지혜
서울시 소규모 초등학교 현황/그래픽=이지혜

서울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5명대로 전국 최저로 떨어지면서 서울시내 학교도 가파르게 비어가고 있다. 사무실이 밀집한 도심이나 연립·다세대주택 지역의 경우 재개발도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학령인구가 늘어나기 쉽지 않다. 여기에 학교가 아예 사라지면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이사를 오기 어려워 주거 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15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입수한 '2024년 서울 학교급별, 자치구별 학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교 중 전체 학생 수가 240명 이하인 소규모 초등학교는 67곳으로 11%에 달한다. 초등학교 10곳 중 1곳이 소규모 학교인 셈이다. 소규모 중학교(전교생 300명 이하)는 70곳으로 이 비율이 17.9%로 높아진다. 중학생의 경우 이른바 좋은 학교와 학원이 몰려있는 '학군지'를 찾아 이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소규모 고등학교는 전체 학교수가 318곳(초등학교 609곳, 중학교 390곳)으로 가장 적은 탓에 소규모 학교도 25곳(7.9%)에 그쳤다.

특히 초등학교 전교생이 100명 미만인 경우도 4곳(강서구 2곳, 은평구 1곳, 강남구 1곳)이나 됐다. 모두 학급당 인원수가 10~14명 수준이다. 이들 학교의 경우 폐교는 물론 인근 학교와의 통합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교육권 보호와 지역 사회를 지킨다는 측면에서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는 사무실 밀집 지역인 종로구의 초등학교 소규모 학교 비율이 38.5%로 가장 높았다. 중학교 소규모 학교 비율도 66.7%였다. 용산구도 초등학교 20%·중학교 66.7%, 성동구도 초등학교 30%·중학교 45.5%를 각각 기록했다. 금천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소규모 학교 비율이 22.2%였다.

서울시 소규모학교 비율/그래픽=이지혜
서울시 소규모학교 비율/그래픽=이지혜

사실 소규모 학교의 운영은 쉽지 않다. 학생이 적다보니 교원 수가 적은데 학교 행정 등 해야 하는 업무는 일반 학교와 다르지 않아서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6조2에 따르면 학급 수가 5학급 이하인 학교는 교감을 배치하지 않는다.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교감을 둘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실제로 비수도권에서는 소규모 학교에 교감이 배치되지 않아 일반 교사들이 업무를 분담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현재 서울시내 초등·중학교에서는 교감이 배치되지 않은 경우는 없지만, 교감이 수업을 병행하는 초등학교는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수익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과후교실이나 수학여행 등도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 방과후교실 강사 입장에서는 1회 수업시 받을 수 있는 이익이 적어 다양한 수업이 운영되기 어렵다. 전남 등 도서산간 학교가 많은 비수도권에서는 방과후학교를 업체에 위탁하기도 한다. 한 강사가 여러 학교를 다니거나 통합 운영해 수익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서울도 소규모 학교 문제를 풀기 위해 2019년부터 통합운영학교인 이음학교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근에 상급학교가 필요하다. 이음학교는 인접한 초등·중학교나 중·고교를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심지에 있는 소규모 학교는 역사가 오래된 곳들도 있어 효율성 만으로 통폐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학교마다 지역사회에서의 역할과 관계가 달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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