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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 집 맞아요?" 깜짝 놀랄 변신…삐걱대던 빈집, 핫플 된 비결

머니투데이
  • 제주=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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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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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노믹스가 바꾸는 지역소멸]②제주

[편집자주] 흉물 리모델링·님비(기피·혐오)시설 유치와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Innovative Ideas)'를 통해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I-노믹스(역발상·Inverse concept+경제·Economics)'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비영리단체(NGO) 등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재래시장과 빈집, 발길 끊긴 탄광촌과 교도소, 외면받는 지역축제 등이 전국적인 핫플(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직접 이런 사례를 발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위는 월령바당집 다락 사진으로 창밖으로 제주바다를 느낄 수 있다. 아래는 월령바당집 1층 내부의 모습./사진제공=다자요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에 위치한 월령바당집의 리모델링 전후 사진./사진제공=다자요
제주공항에서 서쪽 해안을 따라 애월과 협재 등을 거쳐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뿐인 선인장 야생 군락지인 한림읍 월령리가 나온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선인장마을로 진입하면 돌담에 둘러싸인 새하얀 건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자갈 깔린 마당에 야자수가 자리잡고 있는 복층 집이다. 걸어서 다락에 올라가면 탁트인 전망에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 유일의 빈집활용 공유숙박업체인 '다자요'가 100년 가옥을 재생해 만든 독채펜션 '월령바당집'(이하 바당집)의 모습이다. 바로 이 장소가 주저앉을 것 같은 지붕과 삐걱거리는 바닥, 헤지고 뜯어진 벽지로 가득했던 '빈집'이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다자요는 농어촌에 방치된 빈집을 주인으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받아 최고급 숙소로 리모델링한 뒤 공간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10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주인에게 다시 '기부채납' 형식으로 집을 돌려준다.


지난달 30일 직접 찾아가본 바당집은 제주말로 바다를 의미하는 당호(堂號·집 이름)처럼 에메랄드 빛 바다를 품었다. 실제로 선인장 군락지 사이에 목재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분 정도만 걸으면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해안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바당집의 진가는 조그만 창으로 사진과 같은 제주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는 다락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참을 넋놓고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함께 가장 제주스러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내부에 갖춰놓은 자쿠지는 바당집의 백미다. 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반신욕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미 자쿠지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야자수가 어우러진 자갈 마당에 설치된 바베큐 그릴과 불멍이 가능한 캠핑용 불턱도 바당집의 자랑이다.

무엇보다 다자요는 요거트(아침미소목장)와 커피(제레미애월), 계란(애월아빠들) 등 숙소에 비치된 다양한 어메니티(편의용품)를 모두 로컬 제품으로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매출의 1.5%를 마을에 기부하고 이웃들을 고용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선택한 것도 관련업계 안팎의 평판을 올리는데 주효했다. 가전제품도 LG전자 (109,700원 ▲300 +0.27%)와 다이슨과 같은 브랜드로 채워 고급스런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방문한 다자요의 또다른 감성 스테이(숙소)인 '고산도들집'(이하 도들집)도 마찬가지였다. 바당집에서 서쪽 끝으로 더 이동하면 한경면 고산에 위치한 이 집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아예 뼈대를 살린 외관부터 빈집을 리모델링했단 것을 드러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주변 집들과 유사한 형태로 마을에 녹아들게 느껴지도록 하면서 편안함을 줬다. 바당집보다 1.5배 정도 큰 규모의 2개 동으로 지어진 도들집은 가구업체인 일룸과 협업해 고옥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게 특징이다.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고산도들집의 리모델링 전후 사진./사진제공=다자요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고산도들집의 리모델링 전후 사진./사진제공=다자요
사실 '방치된 빈집'에서 '오래된 새집'으로 거듭난 바당집만 보면 월령리 지역 자체가 현대적인 마을로 바뀐 듯한 착각을 주지만 주변엔 여전히 빈집들이 방치된 채 남아있고, 2~3층 높이의 텅 빈 건물들도 금새 눈에 띄었다. 도들집 근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주에 버려진 빈집은 약 1250채로 추산됐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8.1%(12만1950명)에 달하고 있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슷하게 앞으로도 빈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자요는 초고령화로 인해 가파르게 증가하는 빈집을 새집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구절벽과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있다. 그간 최소 2억원에서 최대 4억원을 들여 무너질 것 같은 바닥과 내려앉을 것 같은 천장,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던 문 등을 고쳐 리모델링한 빈집은 10채가 넘는다. 이같이 바뀐 숙소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공유숙박업계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도 만료 예정이던 다자요의 규제샌드박스(사업자가 신기술을 활용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하에서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실증특례 기간을 2년 연장해주고 실증지역·증축제한 등도 완화했다. 이에 따라 다자요는 영업일수를 기존 300일에서 365일로 늘렸고, 전국에서 500채까지 영업장을 확대해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제주를 넘어 내륙에서 빈집 리모델링을 통한 숙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돈을 내고 숙박하러 제주 시골까지도 들어오고 있는데 빈집을 무상으로 준다고 하면 누가 거절하겠냐"며 "최고의 위치에 최고급 숙소를 만들어 제공하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기 사업을 시작할 땐 수많은 규제에 막혀 고생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정답이었단 것을 증명한 상황"이라며 "빈집 리모델링을 넘어 지자체의 의뢰를 받아 컨설팅하는 것까지 기획하면서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위는 월령바당집 다락 사진으로 창밖으로 제주바다를 느낄 수 있다. 아래는 월령바당집 1층 내부의 모습./사진제공=다자요
위는 월령바당집 다락 사진으로 창밖으로 제주바다를 느낄 수 있다. 아래는 월령바당집 1층 내부의 모습./사진제공=다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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