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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세요" 대책 쏟아지는데…예산 없어 '임산부 배지'도 못 만든다

머니투데이
  • 이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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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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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추이/그래픽=조수아
서울 강서보건소 내 '임산부 배지 품절' 안내문.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임신해 임산부 등록을 하러 보건소를 찾았다. 초기 입덧을 겪고 있는 A씨에게 가장 필요했던 '임산부 배지'를 받기 위해서다. 배지가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배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산부 등록을 마친 A씨에게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배지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재고가 없다"는 것. 담당자는 "언제 재고가 들어올지 몰라 기약이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18일 보건복지부·지역보건소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보건소 등 일부 보건소에서 '임산부 배지'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임산부 배지는 보건복지부에서 임산부에게 제공하는 배지다. 배가 나오지 않은 초기 임산부의 경우, 겉으로 티가 잘 나지 않아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배려받기 어려운데 임산부 배지를 가방 등에 달고 탑승하면 보다 쉽게 배려받을 수 있어 '임산부 필수 아이템'으로 불린다. 임산부 등록을 하면 지하철역, 보건소 등에서 발급받을 수 있었으나 작년부터 보건소로 일원화됐다.

유명 맘카페 등에서는 임산부 등록을 했음에도 임산부 배지를 받지 못했다는 글이 잇따른다.

전남 순천에 산다는 한 임산부는 "임산부 등록할 때 보건소에서 '품절' 됐다고 해서 못 받았는데 몇 달이 지난 아직도 없다고 하더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데 입덧에 매일 시달려 기력이 없다. 임산부 배지라도 있으면 좌석 양보까진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툭툭 치며 지나가는 건 조심해 줄 텐데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주에 사는 한 임산부도 "임산부 배지를 받고 싶었는데 재고가 다 소진됐다고 하더라. 받으려면 보건소에 매번 문의해야 하는데 번거로워 포기할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임산부 배지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임산부라 하더라도 유용하다. 길에서 의식을 잃거나 위급상황이 됐을 때 임산부임을 바로 알릴 수 있는 표식이 되기도 해서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배지를 항상 달고 다니는 임산부가 많다.

합계출산율 추이/그래픽=조수아
합계출산율 추이/그래픽=조수아
저출산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정부의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임산부를 위한 복지 정책은 빈틈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아무 기능도 없는 배지 하나가 고작 얼마나 한다고 넉넉히 만들어 두지도 못했냐"는 불만이 폭주한다.

출산율 0.72명이라는 역대급 저출산에도 '임산부 배지' 재고가 부족한 이유는 작년부터 국고보조사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그간 정부는 임산부 등록 시 제공하는 모자보건 수첩(산모수첩)을 국고를 지원하는 국고보조사업으로 진행하며 관련 예산 중 일부를 이용해 임산부 배지를 제작해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산모 수첩이 '아이 마중 앱'으로 대체되면서 모자보건 수첩이 국고보조사업에서 빠졌다. 모자보건 수첩에는 그간 연 3억원 전후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국고보조금이 빠지면서 지방비로만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고를 교부하고 남은 돈을 지방비로 충당하면 됐는데 국고가 내려가지 않으면서 연결고리가 느슨해졌다. 지자체가 예산을 예탁하는 과정 등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일부 보건소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지난해 임산부 배지 제작 수량 자체가 적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수첩은 22만부, 임산부 배지는 15만개다. 수요 조사를 통해 제작된 수첩의 수량이 많았고 남은 예산으로 배지를 제작하다 보니 평년보다 적게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금도 모든 지자체에서 배지가 모자란 것은 아니고 수급의 차이가 있다. 예탁 절차 등을 이달 완료하고 제작자와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며 "빠르면 다음 달부터 부족한 지자체에 임산부 배지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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