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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머니투데이
  •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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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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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싼 것'만이 아닌 중국ⓛ

[편집자주] '창어 6호'로 대표되는 중국의 발전하는 기술 경쟁력이 미국·유럽 등 전통의 주류 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고 유럽과 함께 중국산 전기차 수출을 강하게 압박하는 건 그만큼 중국과 경쟁해야 할 상황임을 느낀다는 의미다. 중국은 제조업 강국을 넘어 '고품질 발전'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을 알아야 앞서거나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의 현 상황과 대응방안을 짚어본다.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중국 국가우주국(CNSA)이 우주탐사선 '창어 6호'를 통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히며, 탐사선 카메라로 촬영한 달 표면의 모습을 공개했다. 2024.06.04 /AFPBBNews=뉴스1
"전 세계에서 가장 스피디하게(빠르게) 중국과 협업했던 한국이 이제는 가장 스피디하게 중국을 잊어가고 있다."

현지서 한중 과기협력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종문 KIC(글로벌혁신센터)중국 센터장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중국한국상회 포럼 강연 말미에 한 말이다. 한중관계 현 주소와 현지 우리 경제주체들의 위기감이 요약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금융기관 현지법인장은 "중국의 상황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이길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이 역시 공통 컨센서스다.


작년 중국은 전년비 58% 늘어난 491만대 신차를 수출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수출국이 됐다. 전기차는 내수를 바탕으로 단연 세계 1위다. 전기차배터리(이차전지)도 마찬가지다. 올해 1~5월 기준 1위 CATL(37.5%), 2위 비야디(15.7%)만으로도 글로벌 점유율 53.2%다. 한국 3사(LG·삼성·SK)를 모두 합해도 CATL에 못 미친다. 풍력·태양광 등도 중국이 1등이다. 반도체도 매섭게 따라온다.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2007년 창어1호 발사 이후 십수년 만에 전혀 다른 나라가 된 중국이다. 수십년간 이어진 미·러 양강구도는 이제 분명히 미·중 구도로 바뀌었다. 한중 간 우주항공기술 격차는 매년 벌어져 2022년 기준으로는 약 6년 정도가 됐다. 그나마도 한국 집계다.

전기차배터리 점유율 톱5/그래픽=이지혜
전기차배터리 점유율 톱5/그래픽=이지혜


'삼국지·수호지'가 중국의 전부?


올 들어 중국 측이 한국 특파원단 포함 기자단을 초청, 공개한 현장들은 앞서 몇 년 중국이 보여준 현장들과는 전혀 다르다. 세계 최대 풍력발전 테스트 시설과 전기차 테스트 시설, 석유화학단지, 핵기술 접목 바이오 측정장비 개발시설,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생산시설까지 문을 열어줬다. 미래 에너지와 모빌리티를 망라한다. 이제는 보여줄 시점이 됐다는 거다.


KIC 김 센터장은 강연에서 "한국인들이 삼국지와 수호지, 진시황을 아는 게 오히려 중국을 상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옛 중국의 이미지에 머물러있지만 중국을 꽤 안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와서는 같은 도시인 심천(선전)에서 "여기서 선전은 얼마나 머냐"고 묻거나, 서쪽 끝 청두(성도)와 동쪽 끝 칭다오(청도)를 헷갈리는 한국인도 있었다.

중국 광둥성 양장 국가해상풍력장비 품질검증·측정센터 내부./사진=센터 제공
중국 광둥성 양장 국가해상풍력장비 품질검증·측정센터 내부./사진=센터 제공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과학기술회의·국가과학기술상 시상식·양원(중국과학원·중국공정원)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는 과학·기술 현대화로 지탱해야 하고 고품질 발전은 과학·기술 혁신과 새 동력 육성으로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4.06.25.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과학기술회의·국가과학기술상 시상식·양원(중국과학원·중국공정원)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는 과학·기술 현대화로 지탱해야 하고 고품질 발전은 과학·기술 혁신과 새 동력 육성으로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4.06.25.
지금 한국과 중국 관계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가장 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중국은 한국을 등한시하고, 한국도 특히 이번 정부 들어 미·중 갈등 본격화와 함께 중국과 관계 개선 노력을 멈췄다. 정치·외교적 판단에 따른 득실이야 나중에 따져볼 일이지만 문제는 우리가 중국을 알려고 하지 않는 사이 중국이 전혀 다른 나라가 되고 있다는 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타이틀인 '고품질 생산'은 서방 대중국 압박에 대응하는 중국의 전략을 그대로 요약한다. 과잉생산·저가공세·부당보조금으로 아무리 때려도 "고품질 발전 과정"이라고 명분을 세운다. 실제로도 고품질 발전에 전력투구한다. 상반기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 매출 39.5%(전년 동기 대비)가 증발했는데, 이전처럼 돈을 풀어 살리지 않는다. 돈 쓸 데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WIPO(세계지재권협회) 세계혁신지수 작년 12위(2022년 11위)다. 한국(10위)보다 낮으니 됐다 싶을 수 있지만 20위 내에 중진국은 중국뿐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연구자들은 '개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걸 중국 경제의 가장 무서운 점으로 꼽는다. 그 과정에서 쌓아올린 게 반도체, 전기차와 배터리 철옹성이다.

또 한국연구재단과 중국과학원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2022년 중국이 지출한 정부·기업 R&D(연구개발) 예산 총합은 7392억달러(약 1027조원)다. 비교할 만한 나라는 9232억달러(약 1283조원)를 쓴 미국뿐이다. 미국의 2020년 R&D 예산은 7302억달러로 중국의 2022년 예산보다 적다. R&D 투자 기준으론 중국이 미국에 2년 격차까지 따라붙었다는 얘기다.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유니콘기업은 보통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 주요 플레이어가 된 기업이다. KIC중국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기업 중 중국 기업은 지난해 637개다. 역시 763개인 미국 정도만 비견되고 3등 인도(94개)부터는 견줄 의미가 없다. 특히 중국 유니콘기업 대부분은 첨단바이오(15%), 전자상거래(13%), 인공지능(11%), 반도체(10%) 분야에 전력투구 중이다.



변하는 중국, 알고 대응해야


어차피 한국은 미국 블록 안에 있으니 신경 안 쓰고 살면 되지 않을까. 그럴 수 없다. 한국의 '12대 국가기술'과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 주요기술'은 핵심이 그대로 겹친다. △첨단바이오 △미래모빌리티 △우주·심해·극지탐사 △수소 △신소재 △사이버보안 △양자기술 등 똑같다. 누가 누굴 베낀 게 아니라 미래 첨단기술이 그리로 흘러간다. 협력해서 같이 벌든지 싸워서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반중진영의 선두처럼 보이는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관계를 끊었을까. 워싱턴과 베이징은 으르렁거리지만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기업 중 최근 CEO가 중국을 찾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어떻게든 정부 규제를 피해 협력을 시도하고 있으며 정부도 정치적으로는 중국을 압박할지언정 기업인의 방문을 막지 않는다. 지난해 미국의 대 중국 투자총액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축구에 '공한증'이 있다고 하는데, 공포는 지다보면 생긴다. 그럴수록 상대를 알려고 노력해야 할 텐데, 쳐다도 보지 않으려 하면 결과는 매번 같다. 기술력 대결도 마찬가지다.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아직 기술과 상품의 완성도 면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서는 부문이 많지만 영원히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R&D 예산은 1390억달러(약 194조원)다. 그리고 우리 유니콘기업 수는 작년 23개다.

지난 3일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흙을 갖고 돌아온 창어 6호는 중국의 기술력에 억지 물음표를 붙이는 한국과 미국 등 서구 국가들에 대해 중국이 내놓은 대답이다. '미국은 왜 화웨이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는 한국 특파원들 질문에 "화웨이 하나만 넘어뜨리면 중국을 몇 년은 늦춰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화웨이 관계자의 말에서 현실을 읽지 못하면, 미래 한국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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