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부족하다 했는데…" 지지·후원 몰리는 해리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대결집하고 있다. 당 내에선 유력인사의 지지가 잇따르고 대선 후보를 확정할 대의원 과반수가 해리스 예비 대선 후보 쪽에 섰다. 뿐만 아니라 등을 돌렸던 민주당 큰손 기부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고, 흑인 유권자·친환경 단체 등이 잇따라 지지를 선언한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의 한 마을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포스터가 세워져 있다. 그의 어머니는 인도 출신이다. 2024.07.23 /AFPBBNews=뉴스1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AP통신·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을 종합하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및 해리스 부통령 지지 발표 후 24시간 만에 8100만달러(약 1120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일일 기준 가장 많은 모금액이다.


이날 기부금을 보낸 후원자는 88만8000명으로 이 중 60%는 올해 처음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민주당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에도 24시간 동안 9000만달러 넘는 돈이 몰렸다. 이 역시 2020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들어온 일일 기준 최대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완주를 고집하면서 후원을 중단했던 월트디즈니 상속녀 아비가일 디즈니는 "해리스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탈했던 흑인 유권자들도 다시 뭉치는 분위기다. 정치·기업·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여성 4만4000여명으로 구성된 정치 지지단체 '윈 위드 블랙우먼'(WWBW)은 전날 밤 3시간 만에 150만달러(약 21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도 해리스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시에라클럽 등 미국 유력 환경·기후단체 4곳도 해리스를 지지했다.

당내에서는 전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에 이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이날 해리스 지지를 공식화했고, 대선 후보를 선정할 대의원들의 지지는 절반을 넉넉히 넘겼다. 민주당은 전당대회(8월19~22일)보다 이른 다음 달 7일 이전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월밍턴의 대선 캠프를 방문해 직원들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는 최고다. 포용해달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부족해 선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민주당이 놀라울 정도로 단합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