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잊었나…'5명 호흡곤란' 보일러룸 공연, 행정처분 검토 [영상]

29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음악 공연 '보일러룸 서울 2024'는 다수의 인파가 몰린 탓에 압사 사고 우려까지 발생하자 안전상 이유로 중단됐다. /영상제공=독자

지난 주말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안전사고 우려로 음악 공연이 중단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관할 지자체인 성동구가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29일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공연법상 계획서를 신고하고 수리했을 때 적정하게 실행했는지 검토 중"이라며 "(행정처분 등 후속 조치에 대해) 법에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는 '보일러룸 서울 2024' 공연이 지난 27일 밤 9시에 시작해 28일 오전 4시쯤 끝날 예정이었지만 인파가 몰린 탓에 압사 사고가 우려되자 안전상 이유로 공연이 28일 오전 1시쯤 조기 중단됐다. 공연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하는 5명에 안전 조치한 뒤 귀가시켰다.

공연이 개최된 에스팩토리는 2017년 5월 본래 있던 공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이에 따라 공연법상 '공연장 외 시설'로 분류된다. 관람 인원이 1000명 이상일 경우 일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재해대처계획서 외에도 공연계획서와 안전관리인력 확보·배치계획을 추가로 구청에 보고해야 한다.

해당 공간의 객석 면적은 1, 3층을 합쳐 약 4000㎡ 정도로 파악됐다.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컨벤션뷰로 홈페이지에 따르면 1, 3층 수용인원은 최대 2000명이다. 소방 당국은 당일 모인 관객을 수용 인원의 2배 이상인 약 45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최 측은 전체 티켓 판매량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공연 장소를 빠져나온 관객들은 주최 측에서 수용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티켓을 판매했다며 '오버셀링'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이 성동구에 제출한 재해대처계획에는 객석 규모와 관람 예상 인원을 함께 적게 돼 있다.

성동구는 공연 주최 측과 시설 운영자가 공동으로 신고한 '재해대처계획서' '공연계획서' '안전관리인력 확보·배치계획'의 내용대로 실제 공연이 실행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공연법 43조에 따르면 재해대처계획에 따라 필요한 재해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자체로부터 2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성동구는 주최 측이 티켓 초과 판매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관람 예상 인원을 당일 관람객 숫자에 비해 적게 기재하지 않았는지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설별 관리자 임무와 관리 조직에 관한 사항, 비상 시 조치, 화재예방 및 인명피해 방지 조치에 관한 사항이 계획대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공연장 수용 인원 제한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태여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동구 관계자는 "공연장은 수익 창출을 위해 유료로 하기 때문에 인원 제한을 요구한다고 했을 때 공연장 재량이라고 하면 지자체에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1인당 면적에 대한 기준조차도 (관련 법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9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음악 공연 '보일러룸 서울 2024'는 다수의 인파가 몰린 탓에 압사 사고 우려까지 발생하자 안전상 이유로 중단됐다. /사진=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