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대부분 펀드 의결권 불성실 행사·공시…금감원 지적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펀드 의결권 행사·공시 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올해 1분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불성실하게 행사하고, 내용도 미흡하게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6일 자산운용사의 펀드 의결권 행사 및 공시 현황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펀드 의결권 행사·공시 제도는 투자자 이익 보호를 위해 펀드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고 그 행사내용 등을 거래소에 공시하게 하는 것이다. 공시 대상은 펀드별 자산총액의 5% 또는 100억원 이상 보유 주권 상장법인이다.


올해 1분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내역을 거래소에 공시한 274개사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265개사(96.7%)가 구체적 판단 근거를 기재하지 않고, '주주총회 영향 미미' 및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 기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안건별 행사·불행사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또 투자자가 의결권 행사 여부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 관련 내부지침을 공시해야 함에도 121개사(44.2%)는 법규 나열 수준의 기본정책만을 공시하고 안건별 행사 근거가 규정된 세부지침을 공시하지 않았다. 51개사(18.6%)만이 2023년 10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산운용사는 의결권 행사 내역을 거래소에 공시할 때 공시 항목별 작성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의안명(246개사, 89.8%)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거나, 의안 유형(233개사, 85%)과 대상 법인과의 관계(198개사, 72.3%) 등을 미기재 했다.


금감원은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 판단을 위해 1582개 안건을 점검한 결과 1124건(71%)은 의결권 행사 사유의 불성실 공시로 판단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344건(21.7%)만이 의결권을 내부지침에 따라 적절히 행사했고 114건(7.3%)은 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합리적 사유 없이 의결권을 불행사하거나 내부지침과 다르게 행사하는 등 불성실 행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점검 결과 기대와 다르게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의결권 공시대상 법인 위주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행사·불행사 사유를 형식적으로 기재했다"며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충실하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공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규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 드러난 미흡사항을 각 운용사에 전달해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추후에도 관련 점검을 지속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CEO 간담회 등을 통해 자산운용업계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적극적으로 가입하고 실천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통해 자산운용사의 원활한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고, 올해 3월 자산운용사 스튜어드십 코드 담당 임원 간담회를 개최해 충실한 의결권 행사 및 공시를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