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가 낼 공사비 5억, 지자체 예산으로 내준 군청 간부들"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재정투자사업을 감사한 결과, 인천광역시 강화군이 모노레일 사업자에게 5억4000여만원을 부당 지원하는 등 다수의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사 결과보고서와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완료됐거나 무산된 사업, 지난해 8월 기준 추진 중인 사업을 중심으로 시설 설치 후 운영이 중단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문화·관광 분야의 17개 사업을 점검했다.


그 결과 민간사업자에게 자치단체 예산을 부당 지원하거나 사업 정산금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등 사업관리·감독을 부실 수행한 곳, 투자 심사를 미이행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을 추진한 곳 등 총 9곳에서 문제가 적발됐다.

인천 강화군은 2018년 9월부터 교동 화개산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노레일 조성은 전액 민자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4월 강화군과 모노레일 조성 사업자 A업체는 강화군에 입장 수익의 3%를 공익적 발전기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1년 8월쯤 A업체는 입장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발전기금을 내는 것은 불공정하고, 입장 수익 범위가 입장료 매출액인지 영업이익인지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실시협약 변경을 요청했다.


그러자 강화군은 실시협약을 변동하더라도 강화군이 받기로 한 공익적 발전기금의 예상금액이 동일하다고 군의회에 사실과 다르게 보고한 후 2021년 12월 실시협약을 변경해 발전기금을 부당하게 감면해 줬다.

또 공모지침서에는 모노레일 조성사업에 필요한 전기 인입공사, 승강장 및 주변 부대시설 조성 등은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A업체는 강화군에 전기 등 기반 시설 공사를 강화군 예산으로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강화군의 B팀장과 C과장은 재정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후 군의회에 "행정기관에서 서포트할 부분"이라고 보고하는 방법 등으로 공사비 5억4000여만원을 확보해 민간사업자에 기반 시설 공사를 제공했다.

감사원은 군의회 업무를 방해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 B팀장과 C과장에 대해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강화군수에게는 B팀장과 C과장을 경징계 이상 조치하라고 요구했으며, A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강화군과 A업체 간 실시협약 내용을 'A업체가 강화군에 공익적 발전기금으로 모노레일 입장 매출액의 3%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다시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또 A업체가 부담했어야 할 공사 금액 5억4000여만원을 민간사업자로부터 지급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예산군은 테마파크 내포보부상촌의 관리·운영 수탁자가 관리운영비를 과다 계상하고 매출액 누락을 했는데도 관리 위탁 사업비 정산 업무를 태만히 해 정산금 3억5000만원을 과다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흥군은 전라남도가 사업 필요성을 재검토하라고 통보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으며, D팀장은 불법 청탁을 받아 특정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예산군과 고흥군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각각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