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배터리·조선도 "예의주시"

[뉴욕=AP/뉴시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고,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은 동반 폭락했다. 2024.08.06. /사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배터리, 조선 등 국내 주요 산업들도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을 비롯해 일본·대만 등 주요 아시아 주식시장이 일제히 대폭락했다. 최근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미국발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재반등했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업계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특히 배터리업계는 미국 시장을 '캐즘 돌파구' 삼아 투자를 이어온 만큼 현지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합작공장 가동시기를 내년 1분기에서 연내로 앞당기겠다고 했을 정도로 미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이 전 세계 가장 큰 시장인데다, 전기차 잠재 수요도 가장 많이 남은 지역으로 꼽혀서다. 하지만 미국시장이 침체되면 이러한 기회를 살리기 어렵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고용 환경이 많이 좋지 않다면 수요가 느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보면서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사정은 다른 산업군도 마찬가지다. 15년만에 초호황을 맞이한 한국 조선업에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미국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 전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물론 조선업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는 산업이다. 이미 이들은 3년치 일감을 쌓아두긴 했다. 조선업 관계자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세계 경기에 민감한 컨테이너선 등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 철강업도 미국 내수시장이 위축되면 가전, 자동차 구매가 감소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산 철강에 대해 제재를 강화할 수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의 침체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정유화학은 미국 경기침체 자체의 영향보다는 이란·이스라엘 분쟁, 중동 등 변수를 보다 유의깊게 보는 중이다. 정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유가 안정화를 위해 가동률을 높였고, 경기 부양을 위해 유가를 잡으려할 것"이라면서 "이란·이스라엘 분쟁에 주변국이 끼면 유가가 요동칠 수 있어, 주변국으로 확대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