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점 차이' 아깝게 지고도…무릎 꿇고 1등 띄운 미국 '체조 전설'

5일(현지시간) 올림픽위원회 공식 계정에는 이날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마루운동 종목 시상 사진이 올라왔다. 위원회는 "이게 전부다(This is everything)"라는 말도 덧붙였는데, 승패를 떠나 서로 축하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올림픽 정신의 전부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사진=X(엑스, 구 트위터)

'체조 전설'이라 불리는 시몬 바일스(27·미국)가 시상식에서 남다른 품격을 보여줬다. 무릎까지 굽히며 자신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선수에게 존경을 나타냈다.

5일(현지 시각) 올림픽위원회 공식 계정에는 이날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마루운동 종목 시상 사진이 올라왔다.


위원회는 "이게 전부다(This is everything)"라는 말도 덧붙였는데, 승패를 떠나 서로 축하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올림픽 정신의 전부라고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메달을 차지한 레베카 안드리드(25·브라질)는 시상대 가운데서 양팔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한 선수들은 양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1위 선수를 향해 손을 뻗으며 존경의 표시를 나타내고 있다.

무릎을 꿇은 선수 중 한 명은 체조계 전설 시몬 바일스였다. 이날 단 0.033점 차이로 2위로 밀려났지만, 오히려 1위 선수의 승리를 축하하고 나선 것이다. 동메달은 조던 차일스(23·미국)가 차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차일스가 먼저 퍼포먼스를 제안했고 바일스가 동의했다고 한다. 또 이날 시상대는 올림픽 체조 역사상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됐다. 체조 종목 최초로 1~3위를 차지한 세 선수 모두 아프리카계였기 때문이다.

바일스는 경기가 끝난 후 승리한 안드리드에 대해 "레베카는 정말 대단하다. 여왕 같다"며 "전원이 흑인이어서 우리한텐 정말 신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안드레드 역시 바일스와 경쟁하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바일스는 파리 올림픽에서만 메달을 네 개(금메달 3개·은메달 1개) 획득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까지 4개 부문을 석권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대회 도중 극심한 압박감과 부담으로 인해 기권하면서 은메달과 동메달 각 1개씩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종목 우승하며 화려하게 복귀를 알렸다.

시몬 바일스(미국)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경기를 마친 후 그간 따낸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을 비롯해 마루운동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