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친절·유능"…1년 살았던 월즈와의 인연 되짚는 중국

[필라델피아=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팀 윌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윌즈 주지사는 오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각각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2024.08.07.

"좋은 리더십만 있다면, 중국인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중국인들은 정말 친절하고 관대하며 유능하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고심 끝에 60세의 팀 월즈(Tim Walz) 미네소타 주지사를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 이 가운데 중국 언론은 곧바로 월즈와 인연 되짚기에 나섰다. 1989년부터 중국에서 1년간 교사로 일한 특별한 이력과, 미국 복귀 직후 가졌던 인터뷰 내용이 핵심이다.


7일 차이신 등 중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월즈는 1989년 채드론주립대에서 교육학 학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같은 해 곧바로 비정부조직 월드테크에 합류, 중국 광둥성 포산1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했다. 당시 20대였던 그는 학교에서 1년간 영어와 미국역사, 미국문화 등을 가르쳤다.

월즈는 하루 4과목의 수업을 진행했고, 총 65명의 중국인 제자를 배출했다. 학생들은 월즈가 부임하기 전에 이미 기초적인 영어를 마스터한 상태였다. 중국 부임 기간은 월즈에게도 배움의 기간이었다. 월즈는 중국어 성조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가 광둥어 단어를 올바르게 발음할 때마다 학생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월즈는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복귀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중국에서 반미감정을 느낀 적도 없고 위협을 느낀 적도 없다"고 했다. 월즈는 "내가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멈춰설 때마다 사람들은 내게 도움이 필요한지 묻곤 했다"며 "중국인의 눈에 미국은 특별한 나라이며, 많은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월즈에 따르면 당시 포산1중학교엔 애플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에어컨은 하나뿐이었다. 에어컨을 켜면 건물 전체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만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으며, 겨울철엔 난방시설이 부족해 수업시간에도 코트와 장갑을 벗을 수 없었다.

월즈는 "학교에서 내게 자전거를 할당해줬는데 도난당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포산지역에서 범죄활동을 목격하진 않았다"고 회고했다. 4월 6일 월즈의 생일엔 중국인 친구들이 성대한 파티를 열어줬고, 연말엔 중국에서는 기념하지 않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월즈의 방에 큰 트리를 설치해준 일도 있었다.

월즈는 당시 "포산은 마카오에서 불과 50마일(약 80km) 떨어져 있는데 중국에서 일하는 동안 적어도 6번은 마카오에 가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영어 영화를 봤다"며 "마카오에서 포산까지 버스 요금은 단돈 1달러였다"고 말했었다.

눈길을 끄는 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당시 그의 평가다. 그는 역시 1990년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은 너무나 친절하고 관대하고 유능하며 나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었다"며 "(중국에 간 것은) 내가 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며 아무리 오래 살아도 다시는 이런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월즈의 인연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이후 월즈는 교직에서 부인 그웬 월즈를 만나는데, 중국 언론은 팀과 그웬 월즈 부부가 1990년대부터 2003년까지 거의 매년 여름방학 동안 학생들을 조직해 중국으로 여행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조유리 기자 =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대선 1차 토론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바이든 교체론'이 당 안팎에서 대두되는 가운데 팀 월즈 주지사를 포함한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 적합하다고 말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2024.07.03 /로이터=뉴스1

월즈는 고교 교사로 일하다가 2004년 미국 대선 당시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던 존 캐리의 선거운동팀에 합류하며 정계에 들었다. 2007년 미네소타 하원의원이 됐고 2019년부터 주지사로 일하고 있다.

월즈는 백인이지만 교사경력과 정치경력, 군경력을 두루 갖춰 미국 중부 출신 중산층 계급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서민이며 친노동자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중국이 월즈의 과거 행적을 재조명하고 나서면서 미국 대선 행보에 해당 사안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미친다면 어떤 방향으로 물꼬를 트게 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본인의 재선 공약으로 당선되자 마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약속한 상태다.

미중 관계는 물론 당시와 상당히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잠재적 경쟁 상대를 넘어선 적대국으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해리스와 월즈의 대중관은 이후 정책 설정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중관계 갈등이 완화되는 데 월즈의 특별한 중국과의 인연이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중국 현지서 읽힌다.

중국 현지언론은 "해리스가 갑자기 등판한 이후 트럼프와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월즈 선임 발표 전까지 적어도 세 번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질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