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선정 시 국내 공급망·안보 평가 중요해진다

서남해해상풍력단지

정부가 앞으로 해상풍력 경쟁입찰에서 국내 공급망 기여도와 안보, 유지보수 역량 등 '비가격 지표'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외국계 자본의 해상풍력 공급망 잠식을 막고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 주재로 '해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을 발표했다.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2030년 국내 풍력 설비 보급은 18.3GW(기가와트)에 이를 전망이다. 대규모 해상풍력 경쟁입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산업생태계 조성 △가격경쟁 간의 균형 있는 해상풍력 보급을 추진한다.

특히 이번 로드맵에선 가격 경쟁력보다 국내 공급망과 안보에 방점을 찍었다. 1GW 안팎의 해상풍력 설비가 멈출 경우 전력망에 끼치는 손실이 상당하다. 해외 우려 기자재를 쓸 경우 해킹 공격이 들어오거나 고장 등 유지보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는 해상풍력 입찰 평가에서 1차 비가격 지표 평가 이후 2차 가격 경쟁을 추가하는 '2단계 평가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비가격 지표는 △적기 준공 △유지보수 능력 △국내 공기업 참여 등 공공역할 △안보 영향 등이 포함된다.


1차 평가에서 비가격지표로 공고물량의 120%~150% 범위에서 선정하고 2차 평가는 1차 점수(비가격지표)와 2차 점수(가격지표)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최종 선정한다. 가격지표 배점도 60점에서 50점으로 줄이고 비가격지표 배점은 40점에서 50점으로 확대한다.

또 기존 고정식 해상풍력과 함께 올해에는 부유식 해상풍력 별도 입찰 시장도 신설한다. 신재생 공급의무화(RPS) 제도 개편에 맞춰 공공 참여사업의 목표 비중을 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공공주도형 별도 입찰시장 신설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같은 로드맵을 바탕으로 매년 4분기 시행했던 풍력 경쟁입찰을 2분기로 앞당긴다. 입찰 수요에 따라 필요시에는 4분기 추가 공고를 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2년간 약 7∼8GW 규모의 물량에 대한 해상풍력 입찰 공고가 추진된다. 산업부는 오는 10월에 2024년도 풍력 경쟁입찰 공고를 추진하고 오는 9월 중 설명회를 열어 세부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이번 로드맵 발표를 통해 안정적인 입찰 물량을 사전에 제시할 것"이라며 "국내외 기업의 해상풍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과 함께 항만·선박 등 관련 기반 시설 구축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