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장 더운 해 된다"…알래스카선 빙하 녹아 홍수까지

2024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발표했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해당 월 역대 최고 기록에 약간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7월31일 오후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해바라기 밭에 해바라기가 시들어 있다. /사진=뉴시스

8일(이하 각 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C3S는 올해 1~7월 지구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섭씨 0.7도(℃) 높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C3S는 "2024년이 지난해보다 덥지 않으려면 올해 남은 기간 이상 현상이 크게 줄어야 한다"며 "올해가 역대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7월 지구 평균 기온은 16.91도로 지난해 7월보다 0.04도 낮았다. 월간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올해 7월 해수면 온도도 20.88도로 지난해 7월보다 0.01도 낮아져 15개월 동안 이어진 월별 해당 월 해수면 최고 기온 기록 경신은 멈췄다.


사만다 버지스 C3S 부국장은 "기록 경신 행진은 끝났지만 그 차이는 미미할 뿐"이라며 "전반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기후는 계속 따뜻해지고 있다"고 했다.

C3S 과학자들은 더위 기록 경신이 잠시 주춤한 이유가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라니냐는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의 반대로 무역풍이 강화돼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그럼에도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많은 곳에서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가 없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을 더위가 지중해를 휩쓸고 중국과 일본은 기록상 가장 더운 7월을 보냈다"고 했다.

6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주노시 멘덴홀 빙하가 녹아 홍수가 발생해 주택가가 물에 잠긴 모습. /AP=뉴시스

이상 고온으로 지구촌은 몸살을 앓고 있다. 파키스탄에는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서부 지역에는 지난달 24일 발생한 산불을 시작으로 100건에 육박하는 산불이 동시다발로 일어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더욱 강력해진 허리케인 베릴은 지난달 8일 동남부 지역을 강타해 대규모 정전 등 피해를 낳았다.

북극 지역은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2배 빨리 따뜻해지고 있다. 이에 빙하가 녹아내려 인근 지역 홍수로 이어지는 현상이 2011년 이후 규칙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알래스카 주 주노 시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주택 최소 100채가 물에 잠겼다고 CNN 등이 전했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멘덴홀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로 인해 멘덴홀 강 수위는 당시 오후 3시15분 기준 약 4.9m에 달했는데,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8월보다 0.3m 높은 역대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