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어머니' 워치츠키 전 유튜브 CEO 별세…실리콘밸리 '애도'

수전 워치츠키 전 유튜브 CEO가 2018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행사에 참석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거대 IT(정보기술) 기업 구글 탄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구글의 어머니'로 알려진 수전 워치츠키 전 유튜브 최고경영자(CEO)가 2년간의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 소식에 실리콘밸리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워치츠키의 배우자인 데니스 트로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워치츠키가 비소세포폐암으로 투병하다 생을 마쳤다고 전했다.


워치츠키는 1968년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초창기부터 구글과 함께 한 인물 중 하나다. 인텔에서 근무하던 1998년에 워치츠키는 실리콘밸리에 마련한 첫 집에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세입자로 들였다. 워치츠키가 두 사람을 통해 구글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차고를 사무실로 내준 이야기는 유명하다.

워치츠키 본인도 구글 창업 이듬해에 구글의 16번째 직원으로 합류했다. 당시 임신 5개월이었던 워치츠키는 인텔에 사표를 던지고 스타트업이었던 구글로 직장을 옮기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워치츠키는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공동 개발하고 콘텐츠 제작자와 구글이 광고 수익을 나누는 구글 애드센스를 기획했다. 2006년에는 페이지와 브린을 설득해 구글이 유튜브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워치츠키는 2014년에 유튜브 CEO 자리에 올라 지난해 초까지 일하다 건강과 가족에게 더 신경쓰고 싶다는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워치츠키는 육아와 직장생활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구글 입사 당시 첫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워치츠키는 출산 후 구글에서 처음으로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2014년 유튜브 CEO가 됐을 때도 다섯째를 낳고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구글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워치츠키는 항상 출산휴가를 지지했고 이는 기업들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더 나은 직장을 만들었다"고 했다.

워치츠키는 자선 사업에서도 적극적이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설립한 자선단체 '더 기빙 플레지'에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서명했고, 암 치료 연구를 후원하기도 했다. 또 유튜브를 통해 소외된 지역사회까지 교육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에듀튜버'를 추구했다.

피차이 CEO는 "워치츠키는 구글의 역사에서 누구보다도 중요한 인물이었고 그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소셜 미디어 엑스에 워치츠키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선구자 중 한 명이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