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서울 '집값'…7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5.6조원 늘었다

올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그래픽=김지영

최근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7월 한 달 동안 5조6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주택거래량 증가가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4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전월(+5조9000억원)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5조6000억원 늘어난 88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6조2000억원)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000억원 줄었다.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한은은 △주택 매매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을 주담대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늘어난 게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상당히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이 줄어 가계대출을 확대시키는 영향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1~7월 가계대출 누적 증가액은 25조9000억원이다. 주담대만 떼어 놓고 보면 32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월) 주담대 누적 증가액은 21조9000억원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차장은 "아직은 누적 가계대출은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곤 있지만 최근 증가세가 확대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월보다 7월에 더 늘어난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가계대출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상황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취급 형태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은의 통화정책 경로 기대가 크게 변화했다기보다는 미국의 경제 여건이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과 관련해선 대출 상품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차장은 "기본적인 정책 도입 취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대출상품의 금리가 고정형인지 변동형인지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중 기업대출은 7조8000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4조4000억원 늘며 전월(+7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중소기업대출은 전월(+4조6000억원)에 이어 7월에도 3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46조2000억원)이 크게 줄면서 30조7000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예금 유치 노력과 예금 금리 고점 인식이 더해지면서 15조3000억원 늘었다.

회사채 발행은 연초 차환 목적의 대규모 선발행 영향이 이어지면서 순상환(-1조9000억원)을 지속했다. CP(전환사채)·단기사채는 반기말 일시상환분 재발행과 일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순발행(+8000억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