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 55% "노란봉투법,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

노조법 개정안 시행 시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55%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조법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 시행 시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노란봉투법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조사는 종업원 100인 이상 제조업종 주한외투기업 인사노무담당자(응답 1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노란봉투법 시행 시 기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부정적'일 것이란 응답 비율은 6%, '약간 부정적'은 49%로 각각 집계됐다. '약간 긍정적'은 9%, '매우 긍정적'은 1%였고 나머지 35%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란봉투법 쟁점별 조사 결과를 보면 '사용자 개념 확대'에 대해 외투기업 59%는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는 △도급계약 부담 증가로 노동시장 효율성 저하(27.3%) △하청노조의 원청에 대한 파업 증가(25.3%) 등을 꼽았다.

외투기업 62%는 '노조 가입 범위 확대'가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노란봉투법은 특수고용형태종사자·자영업자 등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정적 영향의 이유로 '빈번한 교섭 및 파업으로 사업 운영에 차질 발생'(28.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외투기업 68%는 이런 노동쟁의 범위 확대가 산업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로 '조직개편 등 사용자 고유의 경영권 침해'(30.1%) 등을 꼽았다.

아울러 외투기업은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한국 내 파업이 20% 늘고 외국인투자는 15.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노란봉투법은 사용자·노동쟁의 범위 확대 등으로 대화를 통한 노사 간 협력보다 파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투쟁 만능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하고 외국인 투자를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노란봉투법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