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도 부모도 나만 바라보는데…내 노후 어쩌나" 어깨 무거운 4050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우리나라 중년 8명 중 1명은 가족 돌봄과 자신의 노후를 함께 챙겨야 하는 '이중 과업'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지난달 발행한 월간지 보건복지포럼에는 '중년의 이중 과업 부담과 사회불안 인식: 가족 돌봄과 노후 준비를 중심으로' 보고서가 담겼다. 이에 따르면 45~64세 중년 중 가족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비율이 12.5%로 집계됐다.


돌봄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노후 준비가 된 중년은 42.7%였다. 돌봄 부담이 없지만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중년은 30.6%, 돌봄 부담이 있으나 노후를 준비한 중년은 14.3%였다.

이 같은 결과는 보사연이 전국 만 45~64세 3575명을 대상으로 2020~2022년 실시한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도출됐다.

돌봄 어려움이 있는데 노후 준비를 하지 않아 이중 과업 부담이 있는 집단의 비율은 △남성 △X세대 △어렸을 때부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던 20세 이전 소득계층 하층 △실업 상태 △현 시점 소득 하위 계층인 경우에서 높았다.


중년 중에서도 60대보다 40대가 이중 과업 부담을 더 크게 호소했다.

/삽화=한국보건사회연구원

돌봄 부담이 있고 노후 준비도 안 했다는 응답은 △X세대(1975~1977년생)가 1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12.5% △1차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생) 9.6% 순이었다.

연구팀은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어려움이 대체로 샌드위치 세대인 40~50대에 집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가족 돌봄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으며 노후 준비도 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남성 △대학교 졸업 이상 △상용직 △소득 상위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년은 자녀와 부모를 돌보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하지 않다"며 "중년이 마주하는 이중 과업은 사회적 불안을 높일 뿐 아니라 경제적 지위에 따라 계층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사회보장정책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