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구글에 안드로이드·크롬 강제매각 검토"-블룸버그

2023년 9월11일 뉴욕에서 구글을 검색하자 구글 로고가 나타나 있다./AP=뉴시스 /사진=유세진

구글이 검색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 이후 미국 법무부가 구글에 사업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 소식통 여럿을 인용, 미 법무부가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웹 브라우저 크롬, 광고 플랫폼 구글애즈에 대해 강제매각을 명령하는 방안을 포함해 제재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5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아밋 메타 판사가 구글이 검색시장 독점 을 위해 반(反)경쟁 행위를 했다고 판결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구글이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했지만 메타 판사는 법무부가 검색시장 경쟁 회복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구글은 이에 협조하라고 명령했다.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구글에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기로 한다면 1984년 유선전화 사업 독점을 이유로 8개 기업으로 강제분할 당한 미국 통신사 AT&T 사례 이후 가장 큰 강제매각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검색시장 독점을 위해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 등에 연 260억 달러를 지급하는 대신 스마트폰에서 구글이 자동으로 검색을 시행하고 스마트폰에 크롬, 지메일 등 구글 앱을 삭제 불가능한 방식으로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

메타 판사는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구글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특정 업체를 노출해주는 구글애즈를 통해 검색창 내 광고를 독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검색창 광고는 구글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메타 판사의 판결 후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시장 독점을 토대로 인공지능(AI) 개발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것이란 업계 우려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재판 과정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법정에 나와 구글의 사업 행태를 지적하고 규제하지 않으면 구글이 AI 개발까지 지배할 것이라고 증언했다.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사업 강제매각보다 수위가 낮은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MS 등 경쟁사와 데이터를 공유하게 하거나, 구글이 AI 개발 목적으로 구글 웹사이트 콘텐츠를 사실상 강제로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