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통행세 지원' LS 그룹 계열사에 과징금 180억원 감면

그룹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이른바 '통행세'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행위를 해 250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LS그룹 계열사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과징금을 감면하라고 판결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LS니꼬동제련·LS·LS글로벌·LS전선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LS그룹은 2005년 12월 국내외 비철금속 거래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LS글로벌을 설립했다. 지분은 LS가 51%, 구자엽 회장 등 총수 일가 12명이 49%를 취득했다.

공정위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그룹 내 전선계열사의 주거래품목인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넣어 통행세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또 LS전선이 해외 생산자 등으로부터 구매하던 수입 전기동도 LS글로벌을 통해 구매하며 통행세를 지급했다고 봤다.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LS에 111억4800만원, LS동제련에 103억6400만원, LS전선에 30억3300만원, LS글로벌에 14억1600만원 등 총 25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LS 계열사들은 불복해 서울고법에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부당지원은 맞지만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며 LS니꼬동제련 과징금 전액과 LS 과징금 중 33억2600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 LS글로벌 과징금 중 6억8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취소했다. LS그룹 계열사에 부과된 과징금 총액 259억6000만원 중 189억2200만원을 취소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공정위는 이번 판결과 관련, "국산 전기동거래 관련 지원행위에 대해서도 위법성이 인정된 만큼 판결 취지에 맞게 과징금을 재산정해 재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