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셀카 찍으면 벌금 '39만원'…'관광객 골머리' 이탈리아 결단

[베네치아=신화/뉴시스]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관광객들이 곤돌라를 타고 관광하고 있다.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베네치아 거주민들이 점차 도시를 빠져나가 거주자 수는 역대 최저인 5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거주 시설보다 관광 숙박 시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4.07.19. /사진=민경찬

이탈리아의 주요 유적지와 휴양지에 몰리는 관광객 수가 최고치를 달성해 관광객을 통제하기 위한 특별 조치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른바 '셀카 금지 구역'도 포함된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관광부는 '페라고스토'라 불리는 성모승천일을 기점으로 1300만명의 이탈리아인이 국내 주요 관광지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해외에서 이탈리아로 휴가를 오는 수백만명을 더하면 최대 규모의 관광객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지자체는 관광객 과밀집에 따른 사고와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에 나섰다.


로마, 피렌체, 베니스 등 주요 유적 도시 일부 지역에서 '셀카 금지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작년에도 일부 지역에 '레드존'을 지정하고 특정 시간 동안 사람들의 통행을 막지 못하도록 셀카를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최대 275유로(약 39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로마=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 분수대에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현지 기상 당국은 향후 며칠간 기온이 38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했다. 2024.06.19. /사진=민경찬

성수기 도시 입장료도 한 방법이다. 이탈리아 베니스는 성수기에 관광객이 쏠리는 걸 막기 위해 임시 도시 입장료를 신설했는데 이 방식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카프리섬은 주말 관광 입장료를 평일의 2배까지 올렸다. 대표 해안도시 아말피는 극성수기 동안 자동차 '홀짝제'를 시행한다. 왕복 2차선의 작은 도로인 만큼 차가 몰리는 시간대는 끝자리 홀수 번호판과 짝수 번호판 진입을 교대로 제한해 관광객 유입을 조절한다는 취지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자연경관을 헤친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금지하는 규정도 생겼다. 샤르데냐 섬은 해변에서 파라솔을 고정시키려고 돌을 옮겨다 쓰는 걸 금지했다. 어기면 벌금이 500유로(약 70만원)다. 여행객들이 모래를 퍼가는 것도 금지된다.

심야시간대 해변에서 캠핑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것, 밤새도록 바닷가에 개인용 의자나 수건을 펼쳐놓고 앉는 것도 금지다. 이탈리아 해안도시 일각에서는 해변의 클럽들이 음악을 새벽 2~3시까지만 틀 수 있게 지자체 조례를 바꾸기도 했다.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 다니엘레 산타체는 "이탈리아가 2025년 로마 종교 축제 '주빌리', 2026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점차 관광객 수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