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호중 수법? 사람 치고 소주 마신 운전자…'1시간 방치' 피해자 숨져

A씨가 몰았던 사고 차량. /사진=뉴시스(독자제공)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6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힌 뒤 "사고 후 소주 1병을 더 마셨다"고 주장했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밀양경찰서는 지난 14일 SUV(스포츠실용차) 운전자인 50대 남성 A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8시 17분쯤 밀양시 초동면 편도 1차로를 주행하던 중 건널목이 아닌 길을 건너던 B(60대)씨를 친 뒤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1시간 정도 길에 방치됐다가 아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3시간 후인 오후 11시 10분쯤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A씨 차량을 발견하고 그를 추적해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차를 멈추지 않고 계속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JTBC에 따르면 A씨는 경찰조사에서 사고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사고 후) 집에서 소주 1병을 더 마셨다"며 "사고를 낸 게 무섭고 두려워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술타기'를 주장한 셈이다. 술타기는 운전 후 술을 더 마셔 운전 중 음주 상태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A씨 주장에 대해 유족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유족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수 김호중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술타기' 수법이 늘자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영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신 사람에 대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