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 높아졌다" 사령탑이 직접 밝힌 '분노' 항의 이유→그저 딱 하나만 본 게 아니었다

스타뉴스

잠실=김우종 기자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8회말 1사 LG 오지환의 타석 때 체크 스윙 여부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 이범호(43) 감독이 이례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항의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지난 16일 경기에서 항의했던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잠시 생각한 끝에 "그런 것 같아요"라면서 운을 뗀 뒤 "그 순간에 받는 느낌을 그대로 (심판진에)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심판분들께서도 굉장히 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저희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라며 말을 잠시 줄였다.

이 감독의 항의 상황은 16일 잠실 KIA-LG전 8회말에 나왔다. 1사 후 타석에 오지환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이준영의 슬라이더에 오지환의 배트가 절반 가까이 나오다가 멈췄다. 문동균 3루심은 오지환의 배트가 돌지 않았다고 판단해 노스윙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이 감독이 곧바로 손승락 수석코치와 함께 문동균 3루심에게 다가간 뒤 강하게 어필했다. 이 감독의 얼굴은 다소 격앙돼 있었다. 올해 감독 부임 첫해인 이 감독이 이렇게 심판진을 향해 분노 섞인 감정을 드러낸 건 이례적이었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사실 그 판단 하나로 인해 (이)준영이가 공 10개를 더 던졌다. 공 10개를 더 던지면 다음 경기에서 우리가 이 선수를 등판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저희가 LG랑 상대하는데 불펜 좌완을 3명 보유한 것과 4명 보유한 건 다르다.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부분에서 투구 수를 최대한 아낄 수 있으면 아끼고, 한 번 더 던질 수 있는 날짜를 잡는 게 저희한테는 매우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이 감독은 단순하게 체크 스윙 판정 하나만 본 게 아니라, 그 후 파생되는 다양한 상황까지 생각한 것이었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KIA 이범호(왼쪽) 감독이 심판 판정에 어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말 KIA 이범호(왼쪽) 감독이 문동균 3루심의 판정에 어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감독은 "그 장면에서는 모든 사람이 봤을 때도 그렇게 많이 나갔는데, 심판께서는 아니라고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전혀 '노(No)'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나가서 이야기했던 것이다. 또 그날 팀 (공격) 자체가 워낙 안 풀리고 있었고, 머릿속이 복잡한 상황이었는데,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 언성이 높아졌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8회말을 잘 마무리 지은 뒤 9회초 김도영의 적시타와 나성범의 역전 투런포를 묶어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체크 스윙 여부도 비디오 판독 범위에 넣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이 감독의 견해는 어떨까. 그는 "저는 찬성이다. 단, 기존 비디오 판독 신청 횟수(2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기회가 제한돼 있기에) 더 중요한 세이프·아웃 상황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체크 스윙에는 절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확실하게 체크 스윙만의 비디오 판독 횟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크 스윙에 관한 비디오 판독 신청 횟수가 2번이면 2번, 아니면 1차례일 때 성공할 경우 한 차례 더 부여한다는 식으로 된다면 저는 무조건 찬성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아주셨으면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