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화재 때도 실종자 찾은 탐지견, 전국 재난 현장 누빈다

지난해 7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 주택화재 방화의심물질 감식지원 출동/사진제공=소방청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가 2019년부터 화재탐지견과 수난탐지견 등 특수목적견을 시범 양성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운용 중인 119구조견은 총 39두로 일반 119구조견 35두와 특수목적견은 4두다. 그 중 화재탐지견이 2두(가호·하나), 수난탐지견이 2두(파도·규리)다.

화재탐지견의 주요 역할은 화재현장에 투입돼 첨단장비도 찾아내지 못하는 미세한 유류(휘발유 등) 성분의 방화증거물을 찾거나 화재로 인해 완전히 소실된 구조대상자(소사체)를 탐지하는 것이다.

이같은 화재탐지견 양성을 위해서는 약 1년 가량의 훈련기간이 필요하며 소유욕 통제와 목적물 탐지, 환경적응훈련 등을 거쳐 목표 냄새를 식별하는데 중점을 둔 화재현장 실전 응용탐지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

지난 6월 경기 화성의 아리셀 전지공장 화재 당시 화재탐지견 가호와 하나는 공장이 완전히 전소된 상황에서 투입된 지 1시간여만에 실종자(소사체)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 인명검색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방화의심 화재 감식현장에 출동해 휘발유 성분의 시료채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른 특수목적견인 수난탐지견은 보트에 탑승해 이동하며 물속에 가라앉은 구조대상자의 체취가 수면 위에서 확인되면 크게 짖어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운용 중인 수난탐지견 파도와 규리는 지난 8일 경기 여주 강천보 부근 수난사고 현장에 출동해 실종자 위치를 찾아내는 등 현재까지 11명의 구조대상자를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수중 익사자를 발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수난탐지견 양성은 미국·아일랜드·영국·독일·네덜란드에서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수난탐지견 양성에도 약 1년의 훈련기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119구조견은 인간의 1만배에 달하는 후각과 50배에 해당하는 청각을 바탕으로 구조대원의 진입이 어려운 지역까지 수색하며 각종 재난현장에서 맹활약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119구조견이 처음 도입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119구조견은 8900여 건의 재난현장에 출동해 598명을 구조했다.

성호선 중앙119구조본부장은 "특수한 재난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특수목적견뿐 아니라 산악사고 등 각종 인명검색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119구조견을 안정적으로 양성하고 관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경기 광주 실종자 수색현장에서 활동 중인 수난탐지견 규리/사진제공=소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