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풍에 순대외자산 역대 최고…"외채건전성은 양호"

단기외채비율 및 단기외채비중 추이/그래픽=김지영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2분기 연속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지속됐고 미국의 주가 상승으로 투자 잔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단기외채비중은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외채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8585억달러로 전분기말(8310억달러) 대비 275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227억달러 늘었고 대외금융부채는 48억달러 줄었다.

대외금융자산 잔액(2조3952억달러)은 전분기말 대비 227억달러 늘었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279억달러)가 늘어난 영향이다. 직접투자도 100억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자산 총액을 나타내는 준비자산(4122억달러)은 전분기말 대비 70억달러 줄었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가장 큰 미국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이 모두 플러스로 작용했다"며 "유럽과 일본 증시 주가 하락에도 나스닥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국내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매수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2차전기 기업의 해외 투자가 재개되면서 직접투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대외금융부채(1조5367억달러)는 비거주자의 국내직접투자(-53억달러)가 줄면서 48억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가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53억달러 줄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 부채성증권 투자가 줄었지만 지분증권 투자가 확대(+89억달러)되면서 전분기말 대비 2억달러 늘었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2분기말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5억달러로 전분기말(3846억달러) 대비 31억달러 줄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외채)는 각각 123억달러, 92억달러씩 감소했다.

만기별로 나눠서 보면 단기 대외채권은 157억달러 줄었고 장기 대외채권은 33억달러 늘었다. 단기 대외채권은 예금취급기관과 중앙은행 중심으로 일시 감소했다. 장기 대외채권은 채권투자와 무역신용 등 기타부문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외채무는 단기외채가 9억달러 늘었고 장기외채는 101억달러 줄었다. 장기외채는 국고채를 중심으로 원화 약세에 따른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34.4%)과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비중(21.6%)은 전분기말 대비 각각 0.8%포인트(p), 0.4%p씩 올랐다. 최근 5년 분기 평균을 보면 단기외채비중은 27.5%, 단기외채비율은 37.1%로 집계됐다.

단기외채비율은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1년 이내 단기외채 비율을 의미한다. 단기외채비율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657.9%를 기록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78.4%까지 올랐다.

박 팀장은 "단기외채비율과 단기외채비중이 상승하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대외건전성 지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단기외채비중은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관련 자료를 내고 "단기외채비중과 단기외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전분기말 대비 소폭 올랐지만 예년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외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2분기 기준 145%로 규제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중동정세 불안, 미국 대선 등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