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무혐의' 보고받은 이원석 총장…출근길에도 '묵묵부답'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08.23. /사진=김명년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총장 직권으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냐는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23일 오전 9시4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수사·기소가 적법했는지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심의 의견은 수사팀에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총장의 임기가 다음달 15일 종료되고 통상 수사심의위 결론이 나오는 데는 2주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 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국민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총장은 전날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서도 관련 질문에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았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전날 대검찰청 정기 주례보고에서 김 여사 수사 결과를 이 총장에게 대면보고했다. 김 여사를 무혐의로 처분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가 2022년 9월 재미 교포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 180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세트 등은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고 대가성도 없다는 것이다. 디올백은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청탁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화장품 세트는 윤 대통령 취임 축하를 위한 단순 선물이었다고 수사팀은 판단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에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별도의 처벌 조항은 없다.

김 여사가 받은 선물과 윤 대통령의 직무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 위반 혐의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