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구당 부활' 퇴행적 합의될 것..핵에는 핵으로 대응"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3일 오전 부산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의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야 대표가 찬성한 '지구당 부활'에 대해 "역사를 거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부산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에서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지구당 부활이 마치 무슨 원외 위원장이 정치자금을 쓸 수 있게 해줘 공평한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있고 양당이 짝짜꿍이 맞아 보이는데, 퇴행적 합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총선 직후부터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지구당 부활을 의제로 띄우고 있다.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통해 지구당 부활에 대한 지역 민심과 시도당위원장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구당 부활에 찬성한다고 밝힌 상태다.

오 시장은 민주주의의 본질에 가까운 정치를 하려면 원외에 중앙당의 대표가 필요한지에 대해 반문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04년 정치개혁법을 만들면서 원내 정당화를 머릿속에 그렸었다"며 "그래서 칼자루가 (내게) 왔을 때 이른바 원외 대표가 당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제는 반드시 갈아엎어야 한다는 게 마음속에 강한 신념으로 자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정당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회는 충실하게 법을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과 전략에 대해선 깊은 공감의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 정권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비교적 명확한 외교 전략을 갖고 있다"라고 평가한 뒤 "핵심은 한미일이 진영화 돼 있지만, 최첨단 과학기술 등을 제외하면 중국과 대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실리적으로 우리에게 불이익이 최소화되도록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국에 가서 절실하게 느낀 건 일단 우리 기업인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정부 도움이 정말 절실하다고 말하는데, 그런 관점에서라도 중국과의 관계는 회복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 입장도 그런 변화 조짐이 읽힌다"고 전한 뒤 "이런 기회를 안 놓치고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 풀면 가장 지혜로운 접근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보 전략에 대해선 '핵은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 시장은 "최근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새 정강에 비핵화 용어가 빠진 거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며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해서 이른바 핵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핵을 가지는 게 옵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권국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종국적으로 비핵 중견국으로써 동북아 평화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만 분명히 한다면 주변국들을 설득하는 게 어렵겠지만, 극복 못 할 비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