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위원장 "디지털 M&A 심사 중요해져…기준 개정해야"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기업결합 심사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기존 기업결합 심사 체계로는 기업결합을 다루기엔 일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고려대학교 ICR센터와 함께 '기업결합 심사의 효과성 제고방안'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학계 및 법조계 전문가와 공정위 관계자 등이 참석, 기업결합이 야기할 수 있는 경쟁제한 우려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어떻게 설계하고 부과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조 부위원장은 "규모의 경제가 현저하고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시장에서는 한번 독과점이 형성되면 사후적 시정조치로 경쟁을 원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독과점 형성을 예방할 수 있는 기업결합 심사가 디지털 경제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 △시정조치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시정방안 제출제도 도입 △경쟁제한 우려가 희박한 유형에 대한 신고면제 등을 소개했다.

이후 제1세션에선 이병건 공정위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이 위와 같은 제도개선 사항들의 배경과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여러 전문가가 이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정책 추진에 참고할만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제2세션에서는 이기종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가 기업결합 시정조치의 국제적 동향과 실효성 확보방안을 주제 등으로 발제했고 전문가들의 토론이 뒤따랐다.

일각에선 티몬·위메프 환불 사태와 관련해 기업결합 심사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단 지적도 있다. 공정위는 큐텐이 티몬·위메프 등을 인수하는 심사 과정에서 경쟁제한성 중심으로만 살폈다가 '실기론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인수 기업의 재정 측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심사를 승인해줬단 지적이다.

조 부위원장은 "디지털 분야 기업결합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들은 기업결합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연계해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이러한 생태계 조성 전략이 경쟁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확립된 정설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쟁당국으로선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해가면서 경쟁제한 우려를 평가해야 하고 그 우려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