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코원전 수주 제동에…尹 "걱정 말라, 내년 3월 사인 위해 노력"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뉴스1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 이의를 제기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말라"며 우려를 잠재웠다. 정부와 한수원도 웨스팅하우스의 이의 제기가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에 치명적인 변수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이후 출입기자단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체코 원전과 관련해 '미국 기업의 행태가 최종 계약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을 받고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말라"며 "내년 3월에 공식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도록 저부터 열심히 뛸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가 한수원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항의하기 위해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을 넣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수출하려는 APR1400 노형과 관련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2022년 1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노형은 한국 독자 개발 노형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라 미국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심은 '수출 통제 집행 권한은 미국 정부에 있어 웨스팅하우스가 소송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항소법원에 항소했다. 현재 항소심과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체코 원전 이의 제기와 관련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가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란 입장이다.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도 입찰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 관련 문제를 이미 인식했기 때문에 이번 진정서 제출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의 주장은 현재 소송·중재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기존 체코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때도 같은 주장을 했다"며 "체코 사업에 영향이 없도록 소송과 중재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체코전력공사도 한수원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라디슬라브 크리츠 체코전력공사 대변인은 "입찰에서 떨어진 참가자는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 역시 기존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막바지 조율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종 계약서에 사인할 때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고 해서 꼭 안심할 수는 없다"며 "정부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필요하면 같이 들어갈 수 있는 국내 민간기업들이 전부 힘을 합쳐서 뛰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