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정 앞장' SK바이오팜 "RPT 주도 기업 자신…2034년 美 허가 목표"

"2027년까지 글로벌 방사성의약품(RPT)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되겠다"(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SK바이오팜 (104,300원 ▲1,100 +1.07%)이 차세대 신규 모달리티(약물전달 방식)로 낙점한 RPT 개발 본격화를 선언했다. 내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과 자체 연구개발(R&D) 플랫폼은 물론 제조·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해 글로벌 선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은 30일 오전 RPT 사업 관련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약 개발 중장기 로드맵과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최근 관련 후보물질 도입과 원료격인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처를 확보한 만큼 본격적인 신약 개발 단계로 진입해 선두그룹 입지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이날 로드맵 공개는 그룹 오너 3세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의 첫 공식행사 발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동훈 사장 인사말에 이어 발표에 나선 최윤정 본부장은 이날 행사의 핵심인 RPT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최윤정 본부장은 "RPT는 기술적 초기 단계로 현재 시장은 작지만 빠른 성장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투자 영역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또 최근 RPT 시장에서 다른 업체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 측면에서 SK바이오팜은 테라파워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초 RPT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후 하반기 SK라이프사이언스랩(당시 프로테오반트) 인수를 통해 관련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최 본부장의 주도로 이뤄진 작업이다. 올해 7월엔 풀라이프 테크놀로지로부터 RPT 후보물질 'FL-091'(SKL35501)을 도입했다.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전달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이다.

이어 지난 29일에는 미국 테라파워로부터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Ac-225'(악티늄-225)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초도물량은 개발 본격화에 따라 오는 10월 중 확보할 예정이다.

RPT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에 결합하는 물질에 탑재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치료하는 신기술이다. 주로 항암 영역에 사용되는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취급한다는 특성에 기인한 짧은 반감기와 취급의 복잡성이 요구된다. 높은 치료 기대효과에도 시장 내 허가 품목이 노바티스 '플루빅토'와 바이엘 '조피고' 뿐인 배경이다.

특히 동위원소 확보는 그 희소성에 공통적 어려움을 작용하는 분야로 높은 시장 진입 장벽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한 SK바이오팜은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최윤정 본부장은 "내년 하반기 SKL35501의 임상 1상을 신청하고 2033년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해 203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앞선 전임상에서 1회 투여로 종양을 최대 99%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해 계열 내 최고신약(베스트 인 클래스)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 탈피를 위해 내년 최소 2개 이상 물질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개발 역량 내재화에도 힘을 싣는다. 이를 위해 Ac-225에 특화된 자체 RPT 플랫폼 기술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다수 내부 과제가 진행 중으로 이에 앞선 지난해 9월엔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와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 본부장은 "테라파워에 이어 내년 추가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자와의 계약을 맺고, 2027년 2종 이상의 임상 물질과 추가 전임상 물질을 확보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체적으로 1~2상 정도를 진행 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수출 등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