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투자 위해…첨단기업 80% "세액공제 현금으로 주세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사진=오문영

대한상공회의소가 첨단산업 기업의 과반수는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직접환급제'(다이렉트 페이)의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최근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바이오협회와 공동으로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첨단산업분야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접환급제 도입이 기업의 자금사정이나 투자 이행 또는 확대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80%였다.


현행 조특법상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대상으로 지정되면 사업화 시설 투자액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액공제 방식이 '법인세 공제'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고, 업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들에겐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응답기업 10곳 중 4곳(38%)은 '현행 법인세 공제 방식'에 대해 '세액공제분 실현이 즉각 이뤄지지 못해 적기투자에 차질을 빚는 등 제도의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답했다. 현재 국회에는 직접환급제 도입을 위한 '조특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돼 있다.

대한상의는 법인세 감면을 못 받게 될 경우 세액공제액을 10년간 이월하는 등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면서도 빠른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 특성상 세액공제 수혜를 즉각 받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프랑스, 캐나다 등은 영업이익과 관계 없이 첨단기업의 투자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직접 환급해 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행 법인세 공제 방식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수록 혜택이 제한되는 구조"라며 "다이렉트 페이 도입을 통해 기업들이 빠르게 세액공제 효과를 누리고, 적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