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서 아버지 손 잡고 신부 입장 금지" 스웨덴에서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10년 스웨덴 왕세녀 빅토리아가 아버지인 칼 16세 구스타브 국왕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상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아버지와 동반 입장하는 게 일반적인 가운데, 스웨덴 교회가 이를 금지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교회 가을 총회에서 아버지가 신부를 인도하는 결혼식 관행을 금지하자는 동의안이 제출됐다.

몇 년간 글로벌 방송, 영화,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더 많은 스웨덴 여성들이 결혼식장에서 아버지의 '인도'를 요청하는 데 따른 것이다.

금지안을 제안한 사라 발덴포스 목사는 "아버지가 신부를 인도하고 새 남편에게 넘겨주는 새로운 트렌드는 우리 교회의 전통이 아니다"며 "아버지가 미성년인 처녀를 새 보호자에게 넘겨주는 장면은 가부장적 상징주의"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결혼식에서는 일반적으로 신랑과 신부가 함께 입장한다. 현재도 신부가 아버지와 동반 입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개별 사제가 결정하도록 돼 있다.

야당의 왈덴포르스 의원은 "스웨덴 교회가 결혼식 예식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는 스웨덴 교회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이 법안이 토론을 촉발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부와 아버지의 동반 입장 금지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어 당장 이 금지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헨릭 뢰브 본당 집행위원은 "신부와 아버지의 동반 입장은 지난 10~15년간 인기를 얻고 있다. 할리우드, 빅토리아 왕세자비의 결혼식에서 영감받았을 것"이라며 "동반 입장을 금지하는 사람들은 이 장면이 가부장적 관습이라 생각하는 반면, 금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교회가 결혼식 방식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