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전단지 붙인다, 떼면 고소"…여중생 송치에 항의 폭주

승강기 내 비인가 게시물을 떼어냈다가 검찰 송치된 여중생 사연에 해당 사건을 조사한 용인 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에 시민들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승강기 내에 붙은 전단을 무심코 뗐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 송치됐었던 여중생 사연에 해당 사건을 조사한 경찰서를 향한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경찰을 조롱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글에는 "우리 집 붙은 전단 떼면 잡아가나요?" "아파트 엘리베이터 불법 전단지 떼는 방법 알려 달라" "본인 차나 집에 붙은 전단 안 떼실거죠?" 등 내용이 담겼다.

한 누리꾼은 "내가 경찰서에 불법 전단지를 붙일 것이다. 내 허락 없이 전단을 떼는 경찰관들은 모두 고소할 예정"이라고 적기도 했다.

조롱 외에도 "기계적 업무 처리 정말 창피하다" "해외에도 알려지면 이게 무슨 망신이냐" "한 번 더 생각하자" 등 비판적 의견이 담기기도 했다.


지난 3일부터 올라온 항의 글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390건을 넘은 상태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달 8일 중학생 A양을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양은 지난 5월 11일 자신이 사는 용인 기흥구 한 아파트 승강기 거울에 붙어있던 비인가 게시물을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양은 거울을 보던 중 게시물이 시야를 가려 이를 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떼어낸 게시물은 관리사무소 인가받지 않은 게시물로 주민 자치 조직이 하자 보수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 조직은 아파트 하자 보수 범위를 둘러싸고 입주자대표회의·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게시물에는 관리사무소 인가 도장이 찍혀 있지도 않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2022년 평택지원의 공동주택관리법 판례를 참고, A양이 비인가 게시물을 뜯은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관리 주체 동의를 받지 않은 게시물을 적법하게 철거하기 위해선 부착한 이에게 자진 철거를 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해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일로 이 여학생이 사는 아파트 주민 2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도 알려졌다.

A양 측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해 사건이 커지자, 용인동부서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과 협의 후 보완 수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돌려받은 용인동부서는 A양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하는지 당시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