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다른 배추의 부피·중량, 정확히 예측…"김치 품질 높일 것"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지난 4월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에서 열린 김장 나눔 행사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추의 중량과 부피를 영상 이미지만으로 정확히 예측해, 김치의 품질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인 세계김치연구소는 정영배 김치산업진흥본부 실용화기술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이같은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수확 후 생물학 및 기술'에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계절, 품종, 재배 환경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아 매해 수확량과 크기가 달라진다. 배추의 중량이 균일하지 않으면 절임 과정에서 염도를 조절하기 어렵다. 제각기 다른 염도는 감치의 품질을 떨어트리고 생산 효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배추의 중량과 부피를 측정하는 기술은 김치의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지만, 김치 제조업체에서 배추의 무게를 일일이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배추의 중량 및 부피 예측 모델 /사진=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은 배추를 절단한 후 비정형으로 뻗은 배추 바깥쪽 잎(외엽)을 최소화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에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영상 이미지만으로 배추의 실제 중량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예측 정확도는 실측 중량과 비교할 때 91.3%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해당 모델에 3차원 색상 정보를 추가해 배추의 부피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부피의 예측 정확도는 90%였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통해 정형화되지 않은 배추의 부피와 중량 차이로 발생하는 절임 배추의 염도 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치 생산량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장해춘 소장은 "김치 생산공정에 ICT 기술을 접목한 사례로, 김치 산업계의 고령화와 인력난 등을 해소할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