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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가판매제' 한달, 현장에선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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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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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0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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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우린 죽을 맛"… "판매가격 전국 통일, 인터넷동호회 할인 줄어"

↑현대차 영업소
↑현대차 영업소
"고객님, 현대자동차 (190,000원 ▲4,000 +2.15%)의 판매조건은 전국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출고시 지급되는 표준물품 외에 금전 및 물품을 제공하는 영업사원은 회사에서 판매수당 회수나 출고정지 등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의 현대차 영업소. 한 고객이 "신차 가격이 1810만원인 '아반떼 프리미어'를 인터넷에서는 50만원 할인해준다는데 이곳 영업소는 얼마나 할인이 가능하냐"고 묻자 영업사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영업사원은 곧 정가판매제 도입안내 브로슈어를 갖고 오더니 3~4분간 설명을 이어갔다. 고객서비스 강화라는 내용도 있지만 추가 할인시 영업사원들이 받는 제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정해진 가격보다 싸게 팔면 영업사원들이 힘들어지니 이해해달라는 하소연이다.

현대차가 전국 900여개 지점 및 대리점에서 같은 모델은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정가판매제를 선포한 지 한달이 지났다. 현재까지 받아든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

◇판매수당 회수·출고정지 등 정가판매제 성과 나타나=차종별로 다르지만 통상 현대차 대리점 영업사원들이 차를 판매한 뒤 회사에서 받는 영업수수료는 차값의 2~3% 수준이다. 가격이 1520만원인 '아반떼 럭셔리'를 팔면 40만원 안팎을 손에 쥐는 셈이다. 물론 판매대수가 많으면 추가 인센티브도 있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자동차동호회가 '바잉 파워'를 무기로 할인을 요구하고 신차 할인사이트가 생겨나면서 할인폭이 커졌다. 최근에는 △'아반떼' 50만원 △'쏘나타' 70만원 △'그랜저' 100만원 등 모델별 최저 할인금액표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과도한 할인으로 대리점 간에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브랜드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커지자 정가판매제라는 칼을 빼들었다.

특히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영업사원에겐 적발시 판매수당 회수와 출고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고 국내영업본부 업무지도팀이 전국을 돌며 할인 여부를 조사하는 '미스터리쇼핑'도 강화했다.

일단 시행한 지 한달째여서 성패를 따지긴 이르지만 정가판매제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게 영업현장의 목소리다.

오규진 현대차 대구 앞산지점 지점장은 "정가판매제로 기존 고객들의 불만은 일부 있지만 신규 고객들은 과거처럼 여기저기 가격을 비교할 필요 없이 차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환영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회사에서 신문과 라디오광고 등을 통해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어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가격할인을 원하는 소비자와 영업사원을 이어주고 수수료를 챙겨온 인터넷 중개사이트 4~5곳이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자동차동호회의 신차 가격할인이 축소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쏘나타'를 구매한 직장인 김모씨는 "서울과 수도권 등 10여개 현대차 전시장을 찾았지만 모두 할인은 없고 선물도 선팅(틴팅)이나 트렁크정리함 등 선물세트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똑같았다"면서 "예전과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할인사이트 성업 중…지점·대리점간 역차별 문제도=하지만 관행으로 굳어진 가격할인을 강제로 막으면서 판매에 부담을 느낀 영업사원들이 일부 인터넷 신차 할인사이트에 판매를 의뢰하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신차 할인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황학주 제이제이오토 대표는 "최근 현대차 영업점에서 자기 차를 팔아달라고 먼저 연락해오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정가판매제 이후에도 기존과 같은 신차 할인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판매할 수 있는 물량도 예전보다 더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이 회사는 여전히 신차 할인을 계속하고 있다.

정가판매제가 판매실적에 관계없이 기본급을 보장받는 지점 직원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통상 비슷한 규모의 대리점은 사측이 정하는 최소 판매목표 대수가 지점보다 2배 이상 많은 상황에서 할인을 제한하면 전체적인 판매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현대차 대리점 소장은 "할인판매가 없어지면 지점 직원들은 기본급을 제외하고 한달에 '아반떼' 2~3대만 팔아도 100만원이나 가져간다"며 "반면 차를 팔아야 수당이 나오는 대리점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 내수판매는 전년보다 4.6% 증가하는 등 정가판매제로 인한 손실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인터넷 할인사이트 및 대리점과 영업소간 역차별 문제도 차츰 해결해 정가판매제를 안착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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