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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뮤지션의 1인 무대가 끝나도 일어서는 관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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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천(충북)=김고금평 기자
  • 2019.08.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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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피아노 한 대로 무대 꾸린 선우정아 공연…단출한 구성에도 깊고 단단한 무대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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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9일 밤 '원 썸머 나잇' 무대에서 피아노 반주만으로 노래해 관객의 호응을 이끈 선우정아. /제천=김고금평 기자
무대는 초라했다. 청풍호반의 크기 못지않은 대형 무대에 오른 이라고는 피아노 연주자와 보컬이 전부였다. 주변은 고요했고, 객석도 요란하지 않았다. 비가 걷히고 산뜻한 바람이 살짝 부는 적당한 온도에서 밤 10시에 만나는 ‘초라한 무대’는 최적의 ‘무언가’를 선사해줄 것만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인디뮤지션 선우정아는 하나의 목소리로 오케스트라 같은 화음을 연출하며 졸음과 피곤에 서서히 익숙해져 가는 관객의 심장을 깨우며 ‘모두의 관람’을 지배했다.

9일 밤 제천시 청풍호반 무대에서 열린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원 썸머 나잇’ 무대 마지막 출연자로 나선 선우정아의 무대는 시작부터 끝까지 어떤 공백도 허락하지 않은 채 드라마틱한 전개를 이어갔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무대 조절 능력이 탁월한 시간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제천 시민들이 이 낯선 뮤지션과의 동일화 과정을 거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는 노래가 없어도 따라 부르기 쉽지도 않은 곡에서도 관객은 그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는 그루브(groove, 리듬감)에 쉽게 몸을 허락했고 색깔 있는 음색과 무게감 있는 메시지 전달에 귀를 기울였다.

관객의 집중력을 이끈 선우정아 공연. /제천=김고금평 기자<br />
관객의 집중력을 이끈 선우정아 공연. /제천=김고금평 기자

그의 보컬은 서사가 됐고, 그의 동행자인 피아니스트는 서정이 돼 한편의 드라마를 완성해 가고 있었다. 선우정아가 '고양이'라는 곡에서 재즈의 전매특허인 스캣(scat, 아무 의미 없이 ‘다다다…’ 하며 연주에 맞춰 따라부르는 보컬 행위), 그것도 아주 어려운 스캣을 부르며 따라 하라고 독려하자, 객석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비슷하게 따라부르려 ‘노력’했다.

그 일의 주동자와 피동자는 단 한 번의 시도로 마무리하지 않고 계속 반복된 다양한 패턴의 스캣을 서로 주고받으며 혼연일체의 교감을 확인했다.

하나의 악기 반주만으로 곡을 근사하게 소화하며 관객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선우정아의 무대 통솔력은 준비된 히트곡이 아니어도, 뮤지션의 이름값이 아니어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 증거가 얼마나 확실하게 각인됐는지, 또 어떻게 심장에 깊이 박혔는지 마지막 곡이 끝난 상황에서도 관객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앙코르는 없었다. 다만 자리에서 동요조차 없는 객석 풍경이 아쉬움이 가득하다는 분위기를 전해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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