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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사막 마라톤 바이러스' 조심!…6400km에서 건진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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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산 기자
  • 2019.11.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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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 직장인 모험가의 오지레이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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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가을 어느 날. 휴일에 보통의 아저씨들이 그렇듯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켰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데 어느 순간 황량한 사막이 브라운관에 펼쳐졌다. 멀리서 짐승처럼 보이던 한 무리가 줄을 지어 뛰고 있었다. 서서히 클로즈업. 사람들이었다.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사막의 잔상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2년 뒤, 그의 나이 41세 되던 해인 2003년 그는 결국 사하라행 비행기를 탔다.

서울시 강북구청 공무원(과장) 김경수씨의 19년 전 기록이다. 저자는 2003년부터 17년째 사막을 비롯한 지구 구석구석 오지를 달린다.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몽골 고비 사막, 아프리카 나미비아, 중국 타클라마칸, 인디아, 그랜드 캐니언 등에서 장장 6400km를 누볐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을 푸른색 복장의 저자가 역주하고 있다./사진제공=Canal Aventure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을 푸른색 복장의 저자가 역주하고 있다./사진제공=Canal Aventure

그에게 사막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250km 안팎을 달리면서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외로운 싸움이다. 언제나 고독과 마주하고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체력과 정신력이 한계점에 다다를 때도 많다. 저자는 '일어서지 못한 자는 그곳이 한계고 일어선 자에게 그 한계는 경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랜드 캐니언 레이스에서 주저앉았을 때 70대 고령의 러너가, 부탄 오지에서 근육경련이 일어났을 때 원주민이 살려주다시피 했다. 시각장애인들과는 여러 차례 사막을 건너며 함께 울고 울었다.

자신조차 건사하기 힘든, 사막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단순히 '나눔'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나눔 정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절실한 것을 더 절실한 사람에게 주는 것, 그래서 '선뜻'이라는 표현보다는 '고민 끝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게 진짜 나눔이다'.
시각장애인 이용술씨와 빅듄(모레 언덕)을 넘는 장면/사진제공=Racing The Planet
시각장애인 이용술씨와 빅듄(모레 언덕)을 넘는 장면/사진제공=Racing The Planet

뻔히 예고된 고통을 알면서도 그는 왜 쉬지 않고 사막을 달릴까. 그는 '특권'이라고 한다. 형편이나 능력을 떠나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다. 길들여진 나와 길들여지지 않은 나, 주저앉으려는 나와 일어서려는 나 사이 벌어지는 격렬한 싸움과 승리. 도전하지 않는 이들은 알 길이 없는 '달콤한 인생'이다.

이 책을 읽고 가슴이 뛴다면, 일터에서 문득 사막이 그려진다면, 틈나는 대로 사막 마라톤을 검색하고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사막 마라톤'이라는 이름의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 사막을 건너는 법, 인생을 사는 법=김경수 지음. 이새 펴냄. 280쪽/1만6200원.
저자가 이끈 3인조 혼성팀 '프리덤'이 이집트 사하라 레이스 결승선을 향해가는 모습/사진제공=Racing The Planet
저자가 이끈 3인조 혼성팀 '프리덤'이 이집트 사하라 레이스 결승선을 향해가는 모습/사진제공=Racing The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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