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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공연 모습 '초대형 스크린'엔 한번도 안뜬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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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12.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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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8일 역사적인 무대…슈퍼밴드의 관록과 저력 오롯이 ‘증명’, 사운드 밸런스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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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보노(보컬, 왼쪽)은 여전히 무대에서 건재했다. 8일 첫 내한무대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가 2시간 내내 이어졌다.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그렇게 길고 큰 스크린(가로 61m, 세로 14m)을 무대 위에 배치하고도, 이들은 자신을 ‘클로즈업’한 모습 한편도 스크린에 할애하지 않았다. 공연에선 으레 왼쪽 오른쪽 스크린에 ‘먼 관객’을 위해 영상을 띄울 법한데, 이들은 그런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대신 스크린엔 곡에 맞는 테마 영상만을 띄웠다. 다시 말하면, “우리를 보려면 (영상을 통한) 가짜가 아닌 (무대를 통한) 진짜를 보라”는 주문이었다.

사막에서 바늘 찾듯, 객석에서 바라본 이들의 모습은 깨알 같았다. 이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라도 눈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고, 한 음 한 음 집중해서 들어야 했다. 그들의 ‘의도’는 파격적이었지만, 적중했다.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43년 만에 열린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인 그룹 U2의 첫 내한공연 ‘조슈아 트리 투어 2019’는 역사적인 공연이라는 설렘과 사운드적 밸런스가 주는 불편함이 뒤섞인 미묘한 현장이었다.

우선, ‘슈퍼밴드’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을 만큼 화려한 무대 구성에 입이 벌어졌다. 드럼 세트를 본 무대와 간이 무대 두 곳에 설치해 직관적 라이브를 구현한 점, 8K 고화질 영상 한 편이 수 놓일 때마다 극장에 온 듯한 역동적 이미지 연출이 돋보인 점,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연주에 그들만의 색깔을 투영한 점은 내내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소한의 밴드 구성으로 이런 화려하고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는 것에 전 세계 관객 1300만명이나 모은 저력과 관록이 절로 느껴졌다.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43년만에 첫 내한무대에 오른 세계적인 그룹 U2.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43년만에 첫 내한무대에 오른 세계적인 그룹 U2.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핑크플로이드와 U2 공연을 왜 ‘머스트 시’(must see) 무대로 기억해야 하는지 증명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가왕’ 조용필이 U2의 단순하면서 화려한, 최소의 장치로 최고의 효과를 구현하는 무대 노하우를 ‘습득한 이유’도 읽혔다.

무대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은 ‘Bullet the blue sky’와 ‘Exit’를 연주할 때. 마디에서 연결의 미학을 잃지 않는 보노의 보컬과 절제와 포효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가는 디엣지의 기타, 이 두 사람을 더 깊은 경지로 몰아넣는 흑백 라이브 영상(보노가 핸드헬드 기법으로 찍은)의 어지러운 착시 또는 현실이 가장 U2다운 미학을 맛보게 했다.

두 곡이 전해지는 그 순간, 좌석은 물론이고 스탠딩석까지 ‘침묵’ 같은 고요함이 유지됐다. 관객 2만 8000여명이 숨죽이며 흥분한 상태였다고 할까.

보노는 우리 나이 60세인데도 쉬거나 멈추는 법을 몰랐다. 깊은 주름에도 목소리는 생생했고, 무대를 종횡무진하면서도 지친 기색 하나 내보이지 않았다. 스크린으로 ‘클로즈업’되지 않은 이들의 모습은 20대 청춘 그 자체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사운드는 시작부터 거슬렸다. 첫 곡부터 본 무대가 아닌 간이 무대에서 열어 그랬나 싶었지만, 자꾸 듣다 보니 그것이 이들 사운드의 정체성인 듯했다.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코리아

소위 ‘멜로디’ 파트인 보노(보컬)와 디엣지(기타)가 그룹의 중심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리듬’ 파트인 래리 멀렌 주니어(드럼)와 아담 클래이톤(베이스)의 소리가 쉽게 묻혔다.

특히 기타가 코러스나 플랜저, 딜레이 같은 공간계 이펙터들을 강도 높게 사용해 다른 악기들을 잠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리듬 파트와의 소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옥에 티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타가 키보드 역할을 포함한 오케스트라 같은 소리를 내는 ‘마술’을 부리면서 밴드는 ‘온기’를 흠뻑 머금었다. 그 따뜻함이 바깥 찬바람도 훌훌 걷어낼 정도로 강렬했을까.

지하철 1호선 환승역 신도림에 내려서도 일부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Love Is Bigger Than Anything In Its Way’를 제창하고 있었다. 함께 내린 일부 승객은 그 모습을 응시하며 박수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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