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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처음 배운 소녀, 케임브리지 박사로…“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없는 자아 얘기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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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20.0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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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배움의 발견’…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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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가요?”

“OMR 카드예요. 답을 적는.”

“어떻게 쓰는 거죠?”

시험지를 나눠주는 감독이 이렇게 물어보는 학생에게 신경질을 감추지 않는다. 학생이 장난을 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학생은 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누가 역사적 인물이고 허구의 인물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배우고 싶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 번 쯤 살면서 ‘억지로라도’ 배울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타라 웨스트오버에겐 이 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1986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난 저자는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 근본주의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아버지 말에 따라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고 밤엔 산속 피신용 가방을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산파이자 동종 용법 치유사인 어머니를 도와 약초를 끓이며 여름을 보내고, 아버지의 폐철 처리장에서 폐철을 모으고 자르면서 겨울을 견뎠다.

타라의 가족은 주류 사회로부터 고립된 생활을 이어갔다. 심지어 현대 의학을 믿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 본 적도 없다.

17살 때 타라는 대학에 다닌 셋째 오빠의 ‘산 너머 세상’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인생에 발걸음을 떼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ACT)에 필요한 과목을 독학으로 공부했고 기적처럼 모르몬교 재단이 운영하는 브리검 영대학에 합격했다.

OMR 카드 작성부터 역사적 인물을 구분하는 일이나 미술 감상법까지 모두 다시 배워야 했다. 타라는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참고 읽어 내는 그 끈기야말로 내가 익힌 기술의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세상 사람들을 ‘이방인’이라고 불렀지만, 타라는 점점 자신의 가족이야말로 진짜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아버지가 기른’ 그 소녀와 배움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지금의 ‘나’가 공존할 수 없음을 인식했다. ‘누가 역사를 만드는가?’ 강의실에서 교수가 던진 물음에 비로소 그는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나’.

지난해 5월 3일 노스이스턴 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타라는 ‘인스트그램에 올릴 수 없는 자아’라는 주제로 긴 연설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삶을 공유’할 때 어떤 것은 과장하고 단점은 보여주지 않는 쪽을 선택하지요. 아름답고 그늘이 없는 삶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자신의 가장 나쁜 면을 부정하면 가장 좋은 면도 부정하게 되지 않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자신의 무지를 부정하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능력 또한 부정하게 됩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지나간 잘못을 재고하고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은 온라인에 만들어 낸 아바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얼핏 보면 책은 17세 소녀가 배움의 길을 시작해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입지전적인 감동 실화로 읽힌다. 하지만 속내를 파고들면, 한 여성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투쟁의 여정이다.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 데 따르는 슬픔에 관한 이야기이며 가족과의 연결 고리를 잃지 않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담은 이야기다.

배움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의지를 얻는다는 사실을 타라는 몸소 증명한 셈이다.

책은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96주간 베스트셀러 최상단을 지키고 있다. 영미권에서만 300만 부 이상 팔렸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등 유명 인사의 찬사 속에 타라는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혔다.

◇배움의 발견=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펴냄. 520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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