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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중은 사라지지 않고 모습을 달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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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20.0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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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새로운 대중의 탄생’…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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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20세기는 대중의 시대고 21세기는 개인의 시대’로 인식한다. 새로운 세기에 대중은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대중은 종적을 감추고 스포츠계 유명 인사나 인플루언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옷이나 영화, 음식 등 모든 기호는 개인의 취향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상식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는 모두 대중이 아닌 완전한 개인이 된 것일까. 소셜 미디어에 ‘좋아요’를 누르는 수십만 명의 똑같은 행동에서 개개인은 ‘소통하지 않는 대중’에 불과한 것일까.

저자는 대중이 사라졌다는 통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단지 ‘모습’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프랑스 혁명 때나 베를린 장벽 붕괴 때 대중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정치와 문화 영역에서 대중이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비대면성과 익명성에 길든 도시인들에게 대중은 낯선 개념일지 모르나, 우리는 24시간 인터넷 연결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개개인이 특별함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마치 완전한 개인으로 해체된 것처럼 보이는 이 모습은 그러나 대중 속 개인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더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대중에 참여할 수 있다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방증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중의 개념이 탄생한 시기는 1960년대다. 보통선거가 자리 잡고 미디어와 개인에게 자유, 사상과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새로운 대중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68년 5월 파리에서 대학가 중심으로 저항 운동을 벌인 것이나, 89년 독일에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여행 자유를 이끌어낸 주체도 대중이었다.

저자는 대중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대중의 구성원으로 행동하면서도 자아를 상실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인터넷과 뉴미디어를 맞은 시대에도 이 정의는 유효하다. 이 시대 대중의 가장 큰 특징은 취향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다원화됐다는 점이다. 대중이 더 이상 한두 개의 균질화한 덩어리로 존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표적 사례가 2016년 촛불 집회다. 그것은 하나의 사상으로 묶인 덩어리가 아닌 중고등학생, 폐미니스트 등 분절화한 이념과 취향의 공동체들로 넘실거린 현장이었다. BTS(방탄소년단)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주역도 ‘개별 대중’이다.

대중의 새로운 무대인 인터넷의 출현으로 대중은 조밀함과 위계질서 대신 느슨하게 결속된 개방적이고 새로운 유형의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실제의 대중과 가상의 대중은 서로 강화해주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새로운 소식을 접하려면 마을 전체가 하나의 라디오 주파수에 의존했고 대중은 소수의 덩어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TV 채널을 넘어 유튜브 크리에이터 숫자만큼 다양해진 대중이 존재한다.

뉴미디어의 도움으로 대중은 전통적인 대중보다 더 즉흥적으로 행동하고 더 민첩하게 실행하고 그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게 됐다. 때론 플래시몹처럼 일시적으로 보였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때론 급진주의자들이 정치적 요구를 표출할 때처럼 실력으로 거리를 점령하기도 한다.

저자는 “고립된 것처럼 보이는 개개인은 콘서트장에서, 레드카펫 현장에서 영상을 촬영하며 집단을 이루고 있다”며 “이는 대중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예이자, 여전히 권력과 추진력을 갖고 사회를 움직이는 잠재력을 대중이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새로운 대중의 탄생=군터 게바우어, 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384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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