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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틀릴 수 없다” 오만한 정치가 부르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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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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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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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똑똑한 사람들은 왜 민주주의에 해로운가

“우리는 틀릴 수 없다” 오만한 정치가 부르는 위기
2016년 12월 에드거 웰치는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워싱턴 DC의 한 피자 가게에 들어섰다. 힐러리 클린턴과 다른 민주당 정치인들이 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뉴스가 떠돌고 있었기 때문. 웰치는 이를 수사하기 위해 갔지만, 정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 사례는 가짜 뉴스 시대에 정보가 오염되고, 오염된 정보가 기이한 자기 확신이 돼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인터넷 기사 중 최소 60%가 그것을 공유한 사람마저 읽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는 특정 의견에 동의하거나 비판하기 위해 기사를 공유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감정적 태도를 전달하기 위해, 특히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분노를 끌어내기 위해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때 소셜미디어는 ‘여기서 분노를 느끼라’며 파벌주의를 강화하고 결국 ‘확신을 양성하는 신병 훈련소’가 되어 버린다.

저자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불을 지피는 이 파벌적인 자기 확신의 진짜 문제는 거짓을 진실로, 또는 진실을 거짓으로 대체하는 데 있다고 보지 않는다. 진실이 무엇인지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양산하는 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 세상에는 트럼프의 트위터를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공장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트럼프가 ‘있는 그대로 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후자는 트럼프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말할 때 분노, 억울함, 극도의 자신감을 드러낸다는 점에 매료된다.

우파의 확신이 기이하다면 좌파의 확신은 확실히 오만하다. 우파의 대안적 위키피디아로 불리는 콘서버피디아에는 좌파를 ‘근거 없는 자만심에 가득 차서 건방지게 넘겨짚는 자유주의자들의 성향’으로 정의한다.

자신들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자신들은 공감하고 배려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식으로 좌파는 마치 모든 보수주의자가 잘못된 가치를 좇을 뿐 아니라 멍청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간 게 틀림없다는 듯 행동한다. 그런 우월감만큼이나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는 오만함을 강화시키는 것은 없다.

저자는 좌우 양쪽의 스펙트럼을 넓게 조망하며 ‘우리는 틀릴 수 없다’는 오만이 정치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 탐사한다. 파벌적인 확신과 오만함은 진실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해롭다. 타인에 대한 경멸과 우월감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는 어떻게 믿는가’를 물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무언가가 사실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믿지 않듯, 우리가 믿는다고 그것이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동시에 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 자신에게 다시 던져야 할 질문일지 모른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마이클 린치 지음. 성원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28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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