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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쟁이로 살다 50억 로또에 당첨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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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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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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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무비] ‘럭키 몬스터’…더 살기 편해졌는데, 왜 광기와 폭력으로 바뀔까

빚쟁이로 살다 50억 로또에 당첨된다면?
빚쟁이에서 로또 1등 당첨자로. 이 정도면 대충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 가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스토리에 집착하지 않는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형식과 시선, 스타일에 방점을 찍는다.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정극의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잔혹과 컬트, 코믹과 공포가 공존하는 복합 성분이 한꺼번에 녹아있다.

가장 눈에 띄는 연출은 연극적 무대의 도입이다. 주제 의식을 좀 더 심도있게 드러내기 위해, 생생한 현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 또 다른 자아(페르소나)는 괴테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의 편에 선 자아 메피스토펠레스가 연극 연출의 약속인 방백으로 얘기하듯, 유사하게 속삭인다.

녹즙기 판매원 도맹수(김도윤)는 사채업자에 쫓기다 결국 아내 성리아(장진희)와 위장 이혼까지 한다. 그러다 DJ ‘럭키 몬스터’(박성준)의 환청으로 듣게 된 번호로 50억원에 이르는 로또 1등에 당첨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로또 당첨 이후 주인공의 삶은 완전 달라 질 것 같지만, 순정파 남편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 ‘그대로’인 성품 때문에 그의 또 다른 자아 격인 ‘럭키 몬스터’의 유혹과 도발이 시작된다. 돈을 통해 알게 된 권력과 힘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의 가치에 써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괴물이 되어 가는 것이다.

돈이 갑자기 많아진 남편에게 들이닥치는 수많은 관계들, 그 관계들의 함수에서 찾아낸 진짜 자신에 대한 평가와 해석, 아주 중요한 순간에 진심이 더 추해질 수 있는 상황의 역설 등 로또가 주는 비극의 연출은 끝이 없다.

빚쟁이로 살다 50억 로또에 당첨된다면?

뻔한 스토리를 박진감 있게 끌고 가는 동력은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와 감독의 연극적 연출 덕분이다. ‘곡성’ ‘반도’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도윤, ‘극한직업’에서 표정 없는 액션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선희 역의 장진희가 부부로 나와 긴 호흡의 ‘무대’를 이끈다.

연출의 멀티 감각도 눈여겨볼 만하다. 복잡한 스릴러로 가는 방향에서 블랙코미디가 터지고, 슬픈 드라마로 진행될 때 공포가 튀어나오는 식의 변주가 꽤 신선하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도 녹록치 않다. 50억원에 당첨된다면 우리는 그전까지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럭키 몬스터’ 같은 내 안의 깊게 숨어있던 자아가 어떤 악마의 속삭임으로 ‘나를 바꾸라’고 유혹할 때, 이를 떨쳐낼 수 있을까. ‘로또 당첨’이 되레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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