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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판 토익’ 올해 첫 시행…“세계 속 한글이 고이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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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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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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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한국어 능력시험 SKPT 4월 첫 시행, 코로나 혜안 ‘온라인 세종학당’ 성공가도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첫 한국어능력시험인 SKPT를 이르면 4월 치를 예정"이라며 전세계인들이 한국판 토익과 만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세종학당재단은 코로나가 유행하던 지난해 3월 이전부터 '온라인 세종학당'을 꾸려 오프라인 교육이 힘들어진 학습생들을 비대면 교육으로 유도해 호평받았다. /사진=김휘선 기자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첫 한국어능력시험인 SKPT를 이르면 4월 치를 예정"이라며 전세계인들이 한국판 토익과 만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세종학당재단은 코로나가 유행하던 지난해 3월 이전부터 '온라인 세종학당'을 꾸려 오프라인 교육이 힘들어진 학습생들을 비대면 교육으로 유도해 호평받았다. /사진=김휘선 기자
MT단독

임기 8개월을 남겨둔, 그러니까 2년 4개월 동안 그가 ‘한글 세계화’를 위해 애쓴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여전히 ‘변방’에 머물던 한글의 가치를 ‘주류’로 단박에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역시 BTS(방탄소년단) 등 한류 주인공이지만, 화제와 인기 속 한글을 다시 기획하고 시스템으로 만들어 보급망을 넓힌 추동의 밑그림에 강현화(58) 세종학당 이사장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9월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그는 한글의 세계화 전진기지인 세종학당의 내실을 재조립했다. 그전까지 좀처럼 가려 하지 않던 귀찮고 힘들고 안 해도 될 것 같은 과제들이었다.

지난 6일 신년 인터뷰로 만난 강 이사장은 “새로운 과제를 잘 따라준 직원들의 열정과 협력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취임 이후부터 ‘화제’였다. 그해 국감에서 강 이사장은 흔히 듣는 ‘비판’ 대신 ‘예산’을 따왔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제가 경희대 10년, 연세대 11년 ‘한국어 전문’ 교수로 일하면서 느낀 걸 세종학당 정책에 반영했는데, 4가지 변화가 필요해 보였어요. 그래서 말씀드렸더니, 예산 10억 원을 챙겨줬어요.”

한국에서 해외로 파견하는 교원 처우 개선 문제를 시작으로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잡는 한글 콘텐츠, 세종학당 개소수 확장, 온라인 학습이 그것.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사진=김휘선 기자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사진=김휘선 기자
4개 다짐은 이미 실현됐거나 현재 실현 중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에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한글 학습은 발 빠른 대처로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코로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2019년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사이버 교재에 5개 언어까지 갖춰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비한 것이다.

2017년 54개국 171개소이던 세종학당은 2018년 57개국 172개소로 1곳 늘었을 뿐이었다. 강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세종학당은 2019년 60개국 180개소, 2020년 213개소로 늘어 ‘국감 약속’도 지켰다.

“한번은 인도네시아로 가는 비행기에서 창밖을 보니, 엄청난 섬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때 세종학당을 계속 지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길도 막히는 등 오프라인 교육의 한계를 본 셈이죠. 온라인 학당으로 치고 나가야겠다고 강하게 결심하게 된 배경이기도 했어요.”

오프라인에 진출하지 못하는 학습자 수용의 의미, 학당 운영의 효율성 같은 문제들이 뇌리에 맴돌았다. 방법은 온라인에 집을 짓는 것뿐이었다.

“중국을 보니, 현금을 쓰다가 어느 날 휴대폰 페이로 넘어갔더라고요. 중간에 카드를 쓰는 과정이 생략된 셈이에요. 우리는 단계를 중시하는 편이에요. 오프라인 교육을 하다가 전화기나 아이패드 같은 단계를 거치죠. 그래서 단번에 온라인에 인프라를 깔고 플랫폼을 아예 새로 지어 소위 '도약'을 했어요.”

‘온라인 세종학당’은 그렇게 시작됐고 코로나 시대 ‘대박’을 터뜨렸다. 오프라인과 다르게, 온라인은 ‘초급용’으로 제작해 더 많은 수용자를 끌어들였다. 코이카(KOICA)와 산업인력공단 등도 이 모델에 자극받아 협업형 세종학당을 만들어 2만 5000명의 신규 학습자가 창출됐다.

“오프라인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정이 넘치는 장점이 있지만, 다수를 가르칠 때 개인적 언어능력을 향상하는 데 부족한 점이 많아요. 한 학생에 집중하면 다른 학생들은 다 가만히 있어야 하죠. 하지만 온라인으로 가면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하거든요. 기존의 교사 주도의 획일적 수업에서 벗어나 우리가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의미있는 것을 선택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또 이중언어 사전을 참조한다든가, 챗봇을 달아서 30분 더 연습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개별화 수업이 가능해요.”

올해 임기 8개월을 남겨놓은 강현화 새종학당재단 이사장은 "현지 통번역 전문가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파견 교원의 고용 안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올해 임기 8개월을 남겨놓은 강현화 새종학당재단 이사장은 "현지 통번역 전문가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파견 교원의 고용 안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강 이사장이 단행한 또 하나의 ‘혁신’은 한글판 토익의 시행이다. 한국어 능력 시험이라고 불리는 SKPT(sejong korean proficiency test)가 그것.

기존 교육부가 한국에 유학 오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능력 시험의 일종인 토픽(TOPIK)은 고급 수준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1~6단계가 있지만 1, 2단계가 거의 없어 원어민 수준이 아니면 시험 볼 엄두가 안 난다는 게 한계로 존재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시험인 SKPT는 생활에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중급 수준의 테스트로 일상, 관광, 비즈니스, 기업 취직 등에 골고루 이용할 수 있는 자격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이사장은 “TOPIK이 토플이라면, SKPT는 토익에 해당하는 셈”이라며 “숙달도 평가는 교육과정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평가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각 나라가 모두 자국어 평가제도가 있는데, 사실상 우리만 그동안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공부해서 실력이 늘어도 취미 목적에 국한한 게 전부였거든요. 이 시험을 통해 베트남 현지 취업을 한다든가, 관광 가이드 통역을 하는 등 인증력을 갖게 해 한국어의 보급화와 전문성에 일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SKPT는 작년까지 개발에 매진하다 올해 첫 평가에 나선다. 올해 3번 시험을 치를 예정인데, 이르면 4월에 첫 시험 무대에 오른다. 강 이사장은 “코로나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온라인으로 치를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멈추지 않고 시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시험 평가 사업을 할 때 정부에서 작년과 올해 30억원씩 60억원을 예산에 편성했어요. 우리 한글의 비전을 본 투자라고 봐요. 중요한 건 우리가 교재나 교원을 개발하고 교육 마지막 단계인 평가를 통해 그 결과를 목표에 되돌려서 어떤 수준인지 확인한 뒤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거예요. 안 그러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으니까요.”

강 이사장은 한때 언어는 과학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소통하는 인문학이라고 정의한다. 언어는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그 단어를 이해하고 느껴서 변화하거나 감동 받는 수준까지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2018년 강현화 전 연세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혁신'에 가까운 변신을 단행했다. 현지 오프라인 세종학당은 늘리면서도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들어 전세계 한글 초급자를 끌어들였고, 토익과 유사한 한국어능력시험 SKPT를 개발해 올해 처음 시험을 치른다. /사진=김휘선 기자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2018년 강현화 전 연세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혁신'에 가까운 변신을 단행했다. 현지 오프라인 세종학당은 늘리면서도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들어 전세계 한글 초급자를 끌어들였고, 토익과 유사한 한국어능력시험 SKPT를 개발해 올해 처음 시험을 치른다. /사진=김휘선 기자

태권도가 세계 곳곳에서 현지화해 중요한 스포츠의 일종이 됐지만 파급이나 보급에서 줄어든 건 한국어와 동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차렷, 경례 이외의 한글이 주는 문화적 확장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 이사장은 "한글이 흩어지지 않고 고이도록 하는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로서 한글의 매력이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세종학당의 초성 ‘ㅅ’과 ‘ㅎ’을 예로 들며 “모자 모양의 ‘ㅅ’과 눈사람이 모자 쓴 형태의 ‘ㅎ’처럼 아름다운 글자를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한국어는 4가지 음절 구조로 돼 있는데, 모두 연음 구조여서 발음할 때 예쁘게 들려요. 밝은 소리와 양성 소리가 많아 배워보고 싶은 언어라는 얘기도 자주 듣죠. 국가라는 장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문화라는 장벽은 없어요. 다른 나라와의 문화 교류는 한글의 경쟁력을 통해 계속될 겁니다.”

2018년 221억원이던 세종학당 예산은 2019년 235억원으로 6.5% 증가했고 2020년 353억원으로 50.1%로 대폭 증가한 뒤 2021년 512억원(44.9%)으로 그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글의 세계화 전략에 성공의 흔적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 이사장은 남은 임기 중 목표를 현지 세종학당 통번역 과정 개설을 통해 현지 인재를 양성하고 파견 교원의 고용 안정성을 내세웠다. 얼핏 보면 ‘큰일’이 아닌 듯한데, 그 작은 혜안들이 만드는 나비 효과가 무엇일지 또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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