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유죄 받은 트럼프…"나는 무죄, 나라는 지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해 배심원단 유죄 평결을 받고 법정 밖으로 걸어나오는 모습./로이터=뉴스1

30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단 유죄 평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는 무죄"라며 불복을 시사했다. 이날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혼외정사 폭로를 막을 뒷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트럼프 유죄 평결 불복 시사 "진짜 평결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은 뒤 취재진 앞으로 나와 "나라가 지옥으로 떨어졌다"며 "마지막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헌법을 위해 싸워야 한다"며 "아직 (재판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엉망인 재판이었다"면서 "나는 무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평결은 11월 유권자들이 내릴 것"이라며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유권자들이 똑똑히 지켜봤을 것"이라고 했다.

CNN "트럼프, 진작부터 항소 계획…재판 지연 예상"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배심원단 선정 전부터 항소 계획을 세웠다면서 항소심 지연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 소속 법률 부문 선임기자 파울라 리드는 "트럼프 측은 항소심 개시 전까지 가능한 모든 반대 절차를 동원할 것"이라며 "맨해튼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유죄 평결 내린 배심원단 응시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혼외정사를 폭로하지 않도록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를 건넸다는 게 골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사 트럼프그룹 장부를 조작, 자금을 빼낸 뒤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뒷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언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개인 자금으로 먼저 돈을 지급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중에 갚아줬다고 증언했다.

맨해튼 검찰은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 그룹 회계장부를 34회 조작한 혐의를 포착해 그를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혼외정사 자체가 없었다면서 대니얼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했다.

이날 배심원단은 34개 혐의 모두 유죄로 평결한 것이 맞느냐는 확인 질문을 받고 "맞다"고 답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유죄 평결이 나오자 배심원단 자리를 굳은 표정으로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심리를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배심원단을 향해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토드 블랑슈는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인 코언이 위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시 심문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머천 판사는 7월11일 오전 10시 이번 사건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되는 공화당 전당대회 4일 전이다.